리디아 고.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부모님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을 꿈꾸는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21. 한국이름 고보경)가 출전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15승을 달성한 리디아 고는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프로 첫 우승을 2013년 대만에서 열린 K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신고했던 리디아 고는 한국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대회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일 열린 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리디아 고는 “기회가 되면 또 KLPGA 대회에 나오고 싶었다”면서 “한국에 계신 가족과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정말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KLPGA 투어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난 것 같아 나도 잘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크다”고도 했다.

리디아 고는 15세이던 2012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나간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아마추어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후 17세이던 2014년 정식으로 LPGA 투어에 데뷔해 시즌 3승으로 역대 최연소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5년에는 역대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시즌 5승으로 LPGA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2016년에도 리디아 고는 4승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까지 차지하는 등 만 20세 전에 LPGA 투어에서 14승을 거두며 늘 ‘천재 골퍼’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화려한 기록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에 리디아 고는 “지금도 세계랭킹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랭킹은 주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이것만 보다 보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가면서 랭킹보다 내 플레이에 자신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골프클럽과 코치, 캐디 등을 바꾸며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지만,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침체기를 겪었던 리디아 고는 최근 상대적으로 주춤한 이유에 대해 “여러 변화로 인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주춤한 면도 없지 않았겠지만, 변화에 후회는 안 한다. 그 변화로 저는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 지금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진의 이유로 “다른 많은 선수들의 실력이 해마다 많이 향상된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또 리디아 고는 코치를 테드 오로 바꾼 후 심플한 스윙을 하는 데에 주력했고 스윙스피드도 전보다 늘리는 노력을 해왔다.

평소와 달리, 지난 4월 LPGA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눈물을 흘렸던 리디아 고는 “이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기뻐서 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1년 9개월 만에 힘들게 이룬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저는 운 좋게 15살에 첫 LPGA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을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가했는데 어쩌다 보니 우승컵을 들고 있더라”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성적은 안 좋지만, '골프를 즐기면서 치자', '잘하든 못하든 배우자'라는 더 큰 목표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대에는 투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긴장감이 컸지만, 20대인 지금은 내가 제일 자신 있고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체중이 빠진 듯한 모습의 리디아 고는 “겉모습은 많이 빠졌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바람에 몸무게는 많이 줄지 않았다. 1년 전부터 제대로 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시작해서 전에는 하지 않았던 운동들이 많아 아마 초반에 체중이 많이 빠진 것 같다”면서 “투어생활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했던 거라 지금이라도 시작한 게 다행이다. 경기력에는 영향이 없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줄지 않았다. 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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