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성. 사진제공=대한골프협회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만 45세인 노장 최호성이 2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둘째 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특히 오른 엄지손가락 장애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젊은 선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펼쳐 주목받은 최호성은 2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쳐 중간합계 9언더파 133타로 공동 2위 그룹에 4타 앞섰다.

최호성은 이틀째 경기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좋은 날씨만큼 기분 좋게 출발했고, 좋은 결과도 만들어졌다.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3년 이후 우승이 없는 최호성은 이번 한국오픈에서 선전하는 비결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면서도 “예선전에 참가해 대회에 출전하니 마음이 새롭고 절박함이 생겼다. 한 홀마다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까지 경기했던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투어를 뛰다 보니 러프에서의 기술이 늘었다. 그런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오늘도 여러 위기에서도 파 세이브에 성공한 게 ‘정신줄’을 놓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호성은 “15번홀에서 약간 컷 샷을 치려고 했는데 오른손을 빨리 써서 훅이 걸렸다. 또 16번홀에서는 공이 나무 사이로 들어갔는데 운 좋게 구제를 받았다. 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10야드 앞에 드럼통만한 공간이 있어서 최대한 열어서 그 높이만 상상하면서 쳤는데 운 좋게 탈출했다. 탈출하고 보니 그 다음에도 앞에 소나무가 있었다. 러프였지만 감각적인 샷을 해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고 이날 위기 상황들을 설명했다.

2라운드 6번홀 샷 이글에 대해서 최호성은 “핀에서 95야드 남은 상황에서 58도 웨지를 잡고 핀을 직접 공략했다. 그게 원 바운드로 들어갔다”면서 “갤러리들이 박수를 치길래 붙은 줄 알았는데 가서 보니 들어가 있더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최호성은 “골프는 ‘전반이 쉽고, 후반이 어렵고’가 아니라고 본다. 정신줄을 놓으면 순식간에 더블보기를 할 수 있다. 우정힐스는 타이트하고 어렵기 때문에 끝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제 몸 회복 시간이 길어졌다”는 최호성은 “본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살, 두 살 나이는 자꾸 먹는데 자기 관리를 못하면 버티지 못한다. 지금도 운동은 꾸준히 한다. 관절도 손상되니까 적당히 한다”고 밝혔다.

3라운드에서 박상현과 같은 조에서 동반 라운드 하는 최호성은 “박상현의 장점이라면 경기 흐름을 유연하게 잘 가져가고, 샷이나 스윙이 엄청 유연하다는 거다. 저 친구처럼 쳐야 한다는 걸 느낀다. 나이를 떠나서 많이 배운다. 우승도 많이 하고, 좋은 경기를 펼친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거다. 후배지만 많이 배운다”고 칭찬했다.

또 최호성은 “예전에는 스윙을 할 때 멋진 스윙을 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젊은 선수들은 10년 전보다 10~20야드 더 나간다. 어떻게 보면 제가 유연하게 편안 스윙을 하면 그 거리를 칠 수 없다”고 상황을 인정하면서 “우스꽝스럽겠지만, 제 나름의 테크니컬한 스윙이다. 일본에서도 스윙이 재미있으니까 ‘저 친구 참 특이하다’라고 말한다. 스윙 자체가 낚시하듯 한다고 해서 ‘피시 샷’이라고 한다. 임팩트 순간 최대한 정확하게 중심에 맞히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인간 승리’로 통하는 최호성은 포항 수산고등학교 3학년 시절 부산의 한 참치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중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안양베네스트 골프장에서 계약직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최호성은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며 25세의 뒤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특이한 이력이다.
 
이후 2001년 현재의 KPGA 챌린지투어(2부투어) 격인 KTF투어의 1회 대회와 7회 대회에서 우승한 최호성은 2004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2008년 하나투어챔피언십, 2011년 레이크힐스오픈, 2013년 일본투어와 원아시아투어의 공동 주관 대회인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개인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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