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이번 우승이 좀 특별해요. 지난번 역전패의 아쉬움이 많아서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는데,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 우승이라 더욱 갚진 것 같습니다."

27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다연(21)은 우승 인터뷰에서 3주 전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 역전패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당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던 이다연은 "교촌 대회 마지막 라운드 17번홀에서 미스샷을 했다. 그땐 정말 엄청나게 떨렸는데 긴장을 나 혼자만 많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번에는 긴장을 아예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상하게 마음 편하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승을 다투는) 다른 선수를 덜 의식하도록 노력했고 차분하게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더 편하게 최종라운드에 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다연은 "매치 플레이가 아니니까 내 목표 타수만 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게 효과를 봤다"면서 "첫날 4언더파, 둘째 날 5언더파를 쳤기 때문에 최종라운드 목표는 6언더파를 치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지만 전반에 2언더파, 후반에 2언더파만 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다연이 우승 경쟁에서 오는 압박감을 덜 받은 것은 17번 홀에서야 순위표를 볼 수 있었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나다예(31)와 김아림(23)이 경기 중반에 이미 추격이 어려울 만큼 뒤처졌고 다른 선수의 스코어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이다연은 "먼저 경기를 끝낸 오지현(22)이 가까이 추격해온 사실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신인이던 2016년에는 시즌 막판 스퍼트로 간신히 시드를 지켰고 지난해에는 발목 인대 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쉬는 등 부진과 불운이 이어졌던 이다연은 "프로 데뷔 후 2년간 겪은 많은 역경과 고생은 나를 성장시켰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또 지난 시즌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 병가를 내지 않고 하반기 투어를 강행했던 것에 대해 "부모님과 내가 함께 결정했다. 빠르게 회복해서 투어에 복귀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끊임없이 나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답한 이다연은 "그때 절박감이 올해 내가 성공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최정상급 장타자로 거듭난 이다연은 "어릴 때부터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볼을 때리도록 배웠다"면서 "작년보다 몸이 좋아진 덕분에 더 멀리 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페인에서 치른 겨울 훈련 동안 쇼트게임 훈련에 주력한 결과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가 몰라보게 나아졌다. 그는 "이제는 그린을 놓쳐도 크게 부담이 없고, 그러다보니 그린을 공략할 때도 공격적으로 핀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다연는 올해 목표에 대해 "성적이 좋아서 뭔가 잘 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면서 "작년보다 상금랭킹을 올리고 기회가 왔을 때 잘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상금왕은 살짝 생각도 들긴 한다"고 속내를 드러낸 그는 "내가 준비한 걸 차근차근 해내다 보면 따라오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할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미국 LPGA 투어 진출에 대해선 "아직은 부족하다. 더 실력과 경험을 쌓고 준비를 잘한 다음에 생각해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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