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KLPGA챔피언십 우승, 통산10승
상금·대상 포인트 1위 "올해 5승에 전관왕 목표"

장하나.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작년에 이 대회에서 큰 타수 차로 역전을 당했는데, 그때의 준우승 아픔을 훌훌 털어버린 것 같아서 기쁩니다.”

국내 투어 최강자로 완벽히 돌아온 '에너자이저' 장하나(26,비씨카드)가 29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6,72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8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0회 KL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국내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한 뒤 ‘먼지털기 춤’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첫날 4언더파 공동 10위로 시작해 2라운드에서 공동 7위로 상승세를 탄 장하나는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2타차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면서 비록 자신이 목표로 한 16언더파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추격자들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무난히 우승 문턱을 넘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세 차례로 늘렸다.

지난해 9월 경기도 가평군 가평베네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39회 KLPGA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4타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장하나는 손목 부상과 배탈까지 겹친 탓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채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장수연(24,롯데)에게 우승컵을 넘기며 큰 상처를 남겼다. 더욱이 지난해 KLPGA 투어 19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상금랭킹은 12위에 그쳤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장하나는 우승 인터뷰에서 “작년보다 적은 타수 차였지만 오히려 긴장은 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타 차라서 긴장될 법했는데, 캐디가 ‘우승 안 해도 좋으니까 치고 싶은 대로 한번 쳐봐라, 다른 선수 생각하지 말고 해봐라’해서 2타 차인데도 불구하고 편하게 전반을 쳤다”고 설명했다.

챔피언조에서 장하나와 동반하던 선수들이 후반에 무너졌다. 장하나는 “항상 실패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같은 조 선수를 신경 썼던 것 같다. 그러면 무조건 무너진다. 오늘은 나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보기를 쳐도 플레이를 편하게 하려고 했다”면서 “목표했던 합계 16언더파만 집중해서 했다”고 말했다. 우승 세리머니에 대해 장하나는 “미리 준비한 건 아닌데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았던 부정적인 모든 걸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발현된 것”이라며 “올 시즌이 더 기대되는 우승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카드를 자진 반납한 장하나는 지난달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국내 복귀 이후 처음 우승의 기쁨을 맛본 데 이어 가장 먼저 시즌 2승 고지를 정복했다. 지난 22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하는 등 이번 시즌 5개 대회에 출전해 톱30 밖으로 밀린 적이 없을 정도로 견고한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장하나는 “작년에 부담이 커서 내 플레이를 못했다. ‘복귀했으니까 우승 해야지!’ 라는 조급함에 불안하기도 했고, ‘내년에 시드까지 걱정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하지만 새로운 코치(최현 씨)를 만나면서 송곳 아이언 감을 찾았고 샷의 매커니즘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수천만원의 클럽 사용 계약금을 포기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클럽을 선택한 장하나는 “전성기때의 클럽으로 바꿨다. 모든 게 조화롭게 잘 흘러갔던 것 같다. 올 시즌 첫 우승할 때 ‘나 살아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간의 노력과 마음고생을 언급했다.

장하나는 4라운드 초반에 하민송(22)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흔들림 없이 타수를 지켰다. 장하나는 9번홀(파4)에서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았고, 11번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3타차로 달아났다.

지난 2013년 KLPGA 투어 상금과 대상 1위를 휩쓸었던 장하나는 메이저 우승 상금 2억원을 보태 상금랭킹 1위(3억9,282만5,000원)를 굳건히 지켰고, 대상 포인트 1위(152점)까지 차지하며 ‘장하나의 시대’를 예고했다. 또한 평균 드라이브 거리 3위(평균 268.1야드), 그린 적중률 1위(84.8%), 평균타수 2위(69.67타) 등 전 부문에서 고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장하나는 “2013년 시즌에는 그냥 쳤다. 핀 보고 쏘고 무조건 공격적으로 했다. 실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노련해졌다. 요즘에는 돌아갈 때는 돌아가고, 지킬 때는 지키고 그런 것들이 성숙해졌다”고 밝혔다.

장하나는 올해 타이틀에 대해 묻자, “상 욕심이 없진 않다”고 털어놓으며 “전관왕을 하고 싶긴 하다. 하지만 집착하면 내 플레이를 못할 것 같다. 올해는 5승 이상 하는 게 목표다. 5승 이상 하면 타이틀은 따라올 것 같다”고 답했다.

아직 LPGA 투어 메이저 시드를 가지고 있는 장하나는 “올해 목표가 KLPGA 투어 30개 대회를 채우는 것이다. 미국 대회가 그립긴 하지만 한국에 돌아왔으니까 한국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US여자오픈은 포기했다. 남은 대회들은 고민해 보겠지만 KLPGA 투어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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