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 마스터스 공식 연습라운드에서 동반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동료이자 인생 라이벌인 타이거 우즈(43·미국)와 필 미켈슨(48·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앞두고 과거 '냉랭한 맞수'에서 '따뜻한 브로맨스'로 변모한 모습을 보였다.

3일(현지시간)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고 난 뒤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켈슨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우리 둘 다 자학개그를 했다"며 "때로는 서로에게 여기저기 잽을 날리기도 했다. 즐거운 라운드였다"고 전했다.

우즈는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우정도 돈독해졌다"며 "우리는 둘 다 골프인생의 후반에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지난 20년간 멋진 전쟁을 펼쳤는데, 앞으로도 몇 번은 더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일인자를 두고 다투던 20대 초반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고 덧붙였다.

우즈와 미켈슨은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보내며 세계 골프계를 양분했고, 20대 젊은 골퍼들이 치고 올라오는 지금도 여전히 미국 팬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골퍼다.

엄밀히 말하면, 필 미켈슨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진 '만년 이인자'였다. 우즈가 683주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차는 동안 미켈슨은 단 한 차례도 1위에 도달해보지 못했고, 우즈가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11차례나 수상하는 동안 미켈슨은 지켜만 봤다. 미켈슨은 화려한 명성에 비해서는 PGA 투어에서 획득한 타이틀이 거의 없다.

물론 우즈의 독주에 가장 강력한 대항마도 미켈슨이었다. 미켈슨이 거둔 메이저 5승을 포함한 PGA 투어 통산 43승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둘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진 못했다. 지난 몇 년간 우즈는 심각한 허리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았고, 미켈슨도 오랫동안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한물간 퇴물 취급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약속이나 한 듯, 최근 나란히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올해 초 투어에 복귀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재기에 성공했다. 최근 출전한 두 대회에서 공동 2위(발스파 챔피언십)와 공동 5위(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를 기록한 것. 미켈슨 역시 지난달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4년 8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미켈슨은 "우즈가 골프라는 게임을 통해 이루어낸 것에 나보다 더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나는 누구보다 우즈를 존경했다. 그가 다시 경기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다"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우즈는 "미켈슨은 늘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게 미켈슨의 특별한 점이고, 그래서 그가 메이저 대회를 포함한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근의 상승세에 힘입어 미켈슨은 PGA투어닷컴이 마스터스 우승자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에서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 저스틴 토머스(미국) 다음 순이고, 3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나 4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앞선 평가다. 5위는 우즈가 자리했다.

또한 우즈는 "이 특별한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나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이루었고 네 번의 우승도 차지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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