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선전한 제니퍼 송. 사진=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와 우승자를 가리지 못한 연장전이 잇달아 열렸다.

국내 팬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는 ‘박인비’ ‘린드베리’ ‘LPGA ANA 인스퍼레이션’ 등이 포진했다. 특히 3차 연장에서 먼저 고배를 마신 ‘제니퍼 송’이 다른 선수들을 따돌리고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제니퍼 송에 대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관심이 큰 이유다. 그러면 제니퍼 송은 어떤 선수일까.

2010년에 프로로 전향한 제니퍼 송은 그해 LPGA 2부 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오르며 2011년 LPGA 정규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막상 LPGA 투어에 입성한 그는,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 전까지는 지난 7년 동안 '톱10'에 단 4차례 들었을 정도로 주목받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출생부터 흥미로운 제니퍼 송은 남다른 학창시절을 지나 화려한 아마추어시절을 보냈다.


'엄친아'에서 아마추어 최강자로

오는 12월 만 29세가 되는 제니퍼 송은 1989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출생해 한국과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홍익대 조선해양학과 교수인 아버지(송무석 씨)가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할 때 태어났고 한국(대전)에서 자랐다. 팬들에게 '송민영'이라는 한국이름보다 제니퍼 송이 익숙한 그는 9살에 처음 골프를 접했고, 이후 대전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제니퍼 송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2007년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으며 다녔던 대전국제고에서는 여자 축구팀의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했다. 미국 대학수학시험(SAT)을 준비하면서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도 출전하던 그는 2008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제니퍼 송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대학생 때인 2009년 미국골프협회(USGA) 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과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연달아 제패했을 때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양대 아마추어 대회를 한 시즌에 모두 석권한 선수는 제니퍼 송이 재미교포 펄 신(1988년)을 이어 두 번째였다.


168번째로 나선 LPGA 투어 무대

ANA 인스퍼레이션 나흘째 경기에서 박인비(30),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와 함께 치열한 연장 승부를 펼친 제니퍼 송은 이날 모처럼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3라운드까지 공동 3위를 달렸던 그는 이날 정규 4라운드에서 23개로 막아낸 신들린 퍼팅감을 앞세워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라운드당 평균 퍼트 25.75개를 적었다.

18번홀(파4)에서 계속된 연장전. 첫 번째, 두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제니퍼 송은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파를 기록한 사이 버디를 잡아낸 박인비와 린드베리에게 밀려나 가장 먼저 탈락했다. 앞서 연장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LPGA 투어 개인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확정한 제니퍼 송은 LPGA와 인터뷰에서 “당연히 우승하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이 위치에 있어본 적도 없어서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 생각이 든다. 내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들뜬다”고 소감을 전했다.

168번째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로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었던 제니퍼 송은 “마음이 아프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너무 잘한 것 같다. 이번 주에 대해서 너무 만족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에 대해선 “응원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승은 못했는데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릴테니 응원 많이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이 대회 전까지 제니퍼 송은 LPGA 투어에서 2012년 파운더스컵 공동 6위, 2016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3위, 지난해 에비앙챔 피언십 3위와 뉴질랜드오픈 4위 등이 좋은 성적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마친 박성현(25)이 제니퍼 송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질주했으나 3, 4라운드에서 난조에 빠지면서 공동 9위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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