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연장 앞둬…우승하면 메이저 8승, LPGA투어 20승 달성

박인비.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올해 목표로 했던 메이저 우승 기회가 왔기 때문에 내일 최선을 다해서 경기할 거예요."

개인 통산 8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바짝 다가선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ANA 인스퍼레이션 5차 연장을 앞두고 밝힌 소감이다.

박인비는 5년 전인 2013년. ANA 인스퍼레이션(당시 대회명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골프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연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세계 골프계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그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6승을 휩쓴 박인비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등을 차지했으며 투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들어 박인비는 개인 최고 전성기였던 2013년을 소환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중순 2018시즌 LPGA 투어 다섯 번째 대회인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개인 통산 19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그 기세를 몰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2주 만에 다시 우승 기회를 잡았다.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달러)은 4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로 동타를 이룬 박인비와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는 18번홀(파5)에서 치른 연장 네 번째 홀까지 팽팽히 맞섰다. 우승자가 뛰어드는 전통이 있는 '포피스 폰드'는 잔잔함을 유지한 채 결국 밤을 넘기게 됐다.

컴컴해질 때까지 연장전을 치르고 다음날 아침 일찍 나와야 하는 박인비는 LPGA와 인터뷰에서 “사실 중간에 있는 팜트리를 내 드라이버 탄도로는 넘기기가 쉽지 않아 3번 우드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는데, 어쨌든 18번 홀을 지지 않고 넘겼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18번 홀이 본인에게 유리한 홀이 아니어서 18번 홀이 끝났다는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일 새롭게 시작하겠다. 샷이 마지막에 흔들렸는데 다듬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때 선두 린드베리에 4타차 공동 3위였던 박인비는 5언더파 67타를 쳐 연장전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선두와 많이 차이 났기 때문에 좋은 라운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16번 홀에 왔을 때 2타 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연속 버디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연속 버디가 나와줘서 연장까지 갈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공동 선두를 달리던 16번홀에서 보기를 한 것에 대해 박인비는 “리더보드를 볼 수 없었던 상황이라 어땠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선두는 아닐 거라고 생각을 했고, 17, 18번 홀에서 좋은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돌아보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인비는 이날 치른 네 홀 연장전 중에서 가장 어려운 홀로 2차 연장을 꼽았다. 그는 “워터해저드에 들어갈 뻔하기도 했는데, 나는 꼭 파세이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상대 선수는 버디 퍼팅을 실패해야 했다”면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파 퍼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8승, 투어 통산 20승을 달성하게 되는 박인비는 5차 연장을 앞두고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내일도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면 결과야 어떻게 됐든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내일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샷도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치면 좋겠다. 연장전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ANA 대회 개막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빠가 '갤러리 그랜드 슬램'을 해보고 싶어하신다"고 밝혔던 박인비는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때에는 그 자리에 함께 계셨지만,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만 안 계셨다. 이번에 가족들이 모두 왔는데, 아빠에게 갤러리 그랜드 슬램을 선물하고 싶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내일 잘 해야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니까, 내일 잘 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른 대회들에 비해 이 코스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이 적다. 이 코스가 까다로운가. 한국 선수들에게 어려운 건가’라는 질문에 대해 박인비는 “나는 워낙 자주 플레이를 해서 그렇게 까다롭다고 생각지는 않는데, 왜 우리 선수들이 많이 우승하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코스가 장타자에게 맞는 편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셋업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또한 연장 3차에서 탈락한 재미교포 제니퍼 송(29·한국이름 송민영)에 대해 의견을 요청하자, 박인비는 “제니퍼가 올해 좋은 경기를 많이 했다. 연장전은 아쉽게 됐다. 앞으로 시즌 활약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끝으로 박인비는 “오늘 긴 시간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아 아쉬웠다. 내일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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