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나섰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컷오프 되고서 저도 충격이 굉장히 컸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좀 더 긴장하면서 친 것이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박성현(25·KEB하나금융)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이후 첫 컷 탈락의 아픔이 올해 초반 아쉬웠던 성적에서 전환점을 맞는 동기 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이틀 합계 12언더파 132타의 성적을 내면서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와 함께 공동 선두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박성현은 LPGA와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며 "샷이 의도대로 잘 되면서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기뻐했다. 36홀 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운 그는 "전혀 몰랐다. 오늘 플레이에만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해 US여자오픈을 포함해 2승을 거둔 박성현은 신인상은 물론 상금왕, 올해의 선수 등을 휩쓸며 단숨에 투어 최강자 자리에 등극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으나, 올해는 앞서 출전한 4개 대회에서 한 번도 20위 이내에 들지 못하며 부진했다.

게다가 지난주 기아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컷 탈락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던 2015년 5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컷 통과에 실패하며 이번 대회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날 최고의 샷 감각을 앞세워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 발판을 마련한 박성현은 "올해 초반에는 경기력이 안 좋았고, 시간이 필요했다"며 "지난 대회에서 컷오프되고 나서 주어진 시간들이 굉장히 소중했다. 짧은 시간인데도 성과가 좋았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2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91야드를 날렸고, 퍼트 수는 1라운드 때보다 3개가 줄어든 28개였다. 페어웨이 안착률도 78.6%(11/14)로 높아졌고, 그린은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다. 그는 "남은 3, 4라운드에서도 좋은 샷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5번홀(파4)에서 터진 샷 이글이었다. 이에 대해 박성현은 "드라이브샷이 잘 갔다"며 "93m 정도 남기고 앞바람이 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50도 웨지로 날린 샷이 정말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며 "주위에서 소리를 지르셔서 '이글이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도 정말 게임에만 집중했는데, 오늘이 딱 그 느낌이었다. 집중이 잘 됐고 그 상태에서 좋은 샷들이 많이 나오니까 경기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치가 없는 박성현은 "일단은 혼자 연습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만족하고 있다"며 "언젠가 코치가 필요하면 같이할 생각은 있지만, 아직은 혼자 하는 시간이 좋다"고 밝혔다.

또 '혼자서 문제점을 고치는 점이 더 나은 이유가 있나'는 질문에는 "혼자 해온 시간이 4~5년 정도 됐는데, 내 스스로 알아가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느낌을 알았을 때 좀 더 오래 유지되는 것이 좋은 점인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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