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27일(현지시간) ANA 인스퍼레이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 참가해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 선수들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유소연(28·메디힐, 세계3위)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면서 '호수의 여인'이 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니아 쇼어 코스(파72)에서 개막하는 이 대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유소연은 출전을 앞두고 소감 등을 전해왔다.

올해 들어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목표로 의욕을 보였던 유소연은 지금까지 예년 초반보다 많은 5개의 대회를 치렀다. 이에 대해 유소연은 "사실 모두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면서도 "그래도 그 경기들에서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코스를 둘러본 유소연은 "올해는 러프가 좀 더 길어진 것 같고, 그린이 딱딱하고 빠른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 상태라면 대회가 시작되면 러프가 좀 더 길고 그린이 딱딱해 질 것 같다. 이런 점도 신경을 쓰겠지만, 어쨌든 모든 점이 완벽하게 갖춰져야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주는 특별히 코치와 같이 있기 때문에 스윙이라든지 쇼트게임 등 전체적인 게임을 보완하고 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완성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는 '포피 폰드'(Poppie's Pond)라 불리는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특권'을 갖게 된다.

포피 폰드는 다니아 쇼어 코스의 18번홀(파5)을 감싸고 있는 대형 연못이다. 18번홀의 그린은 이 연못에 둘러싸여 작은 '섬' 형태로 돼 있어 선수들은 다리를 건너야 18번홀 그린에 도달할 수 있다.

1년 전 18번홀에서 렉시 톰슨(미국)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유소연은 캐디, 어머니, 여동생, 에이전트와 함께 포피 폰드를 향해 돌진, 힘차게 입수했다.

'올해 다시 포피 폰드에 들어가게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해 유소연은 "제가 막 그렇게 점프하는 데 있어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딱히 엄청나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좀 더 안정적으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난해는 정신도 없었고 처음이라 횡설수설 했었지만, 다시 한 번 들어가게 된다면 좀 더 안정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 톰슨이 이 대회 4라운드 중반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TV 시청자 제보로 전날 3라운드에서 오소 플레이를 한 것이 적발돼 한꺼번에 4벌타를 받으면서 선두권 선수들에게 우승 기회가 열렸다.

유소연은 최근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어부지리로 우승한 듯한 분위기가 있었던 당시를 돌아보며 "그런 일이 없었어도 내가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했고, 그 덕분에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우승이 없었던 유소연은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이후 2년 7개월 만의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그 전에도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3∼4홀에서 잘 못 하는 바람에 우승을 번번히 놓쳤었다. 그래서 나의 정신력이 우승할 만큼 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때 우승 이후 나도 충분히 강하고, 최고의 선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유소연이 올해 2연패 도전에 성공한다면, 2001년과 2002년 이 대회를 제패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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