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LPGA 투어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남편 남기협 씨와. 사진제공=와이드앵글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우선 이번 시즌에는 우승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것을 이룬 만큼 메이저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고 싶습니다. 첫 메이저인 이달 말 ANA 인스퍼레이션이 기대가 되네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복귀 두 번째 대회에서 기분 좋은 우승 소식을 다시 전한 '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가 올해 메이저대회에서도 우승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끝난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 작년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이후 1년 만에 투어 통산 19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LPGA 투어와 우승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목표, 손에 익은 퍼터를 바꾼 이유, 부상으로 가진 긴 휴식기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이달 초 싱가포르 대회를 통해 시즌을 시작한 박인비는 "당시 공은 잘 맞았지만 쇼트 게임이 부족했다"고 돌아보며 "이번에는 퍼트가 잘 되면서 시즌 전체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파운더스컵을 앞두고 퍼터를 교체한 박인비는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의 경우 파5홀에서 장타자들은 두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지만, 장타자가 아닌 저로서는 퍼트가 잘 돼야만 타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새 퍼터를 들고 나온 것은 물론, 오프시즌인 전지훈련 때부터 새로운 드라이버를 꺼내 드는 등 우승을 향한 노력과 열정은 여전했다.

박인비는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아는 남편의 조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퍼터는 남편(남기협 씨)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전 퍼터는 (너무 익숙해져) 실수가 나와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미스 샷에 대해 공이 지나가는 길을 좀 더 연구할 겸 퍼터를 바꿔보자'고 제안해서 교체하게 됐다. 실제로 공의 움직임이 잘 보여서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인비는 "아직 퍼터가 더 익숙해져야겠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티샷부터 마무리 퍼트까지 잘 연결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지난해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허리 통증으로 일찍 LPGA 투어 시즌을 마감했던 그는 "오늘 결과로, 다시 우승할 수 있고 통증 없이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3, 4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무결점 기량을 선보였던 그는 "(3, 4라운드에서) 페어웨이나 그린이 부드러워 공을 세우기가 더 쉬웠고 핀을 직접 공략할 기회도 많았기 때문"이라며 "1, 2라운드에 비해 집중력이 더 좋아진 것도 이유가 됐다"고 답하는 등 설명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4라운드 1번홀(파4) 버디 이후 12번홀(파4) 버디까지 10개 홀에서 연달아 파 행진을 계속한 박인비는 "사실 그사이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며 "실망할 수도 있었지만 계속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마지막 날 경기를 돌아봤다.

2016년과 지난해 연달아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끝내 남들보다 긴 휴식기를 가진 박인비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 때 쉬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며 "부상 때문에 쉬게 됐을 때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나'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박인비는 "휴식기 없이 계속 대회에 나왔다면, 더 많은 우승을 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나보다 더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가을이 단풍이나 낙엽 등으로 멋있는데, 지난 20년간 그것을 볼 기회가 없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나는 보지 못했던 광경들"이라고 지난해 국내에서 보낸 시간을 되새겼다.

1988년 7월생으로 만 30세를 약 3개월 앞둔 박인비는 "20대를 보내고 30대 새로운 시작점에서 우승이 좋은 신호탄이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30대에도 골프 인생과 개인의 삶에 있어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인비는 오는 22일 개막하는 기아 클래식에 출전해 ANA 인스퍼레이션을 대비한 샷 조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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