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는 4~5승"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우승 인터뷰중 포즈 취하는 장하나.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복귀한 지 10개월 만이자 18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신고한 장하나(26·비씨카드)가 방송사의 세리머니 요청에 가수 싸이의 '뉴페이스' 춤을 선보였다.

장하나는 우승 인터뷰에서 "작년부터 준비한 건데, 연장 승부로 이긴 거라 상대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안 하려다가 방송사 요청에 작게 했다"며 "KLPGA 투어에 다시 뉴페이스로 등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4승을 거둔 뒤 국내 무대로 돌아와 다시 '뉴페이스'가 된 자신을 표현한 것.

11일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GC에서 끝난 KLPGA 투어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하민송(22·롯데)을 제압했다. 2차 연장에서 퍼트 실수로 다잡은 승리를 놓친 후 3차 연장전에서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거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지난 2015년 9월 YTN·볼빅여자오픈 우승 이후 897일 만에 KLPGA 투어 9번째 우승트로피를 차지한 장하나는 "마지막 우승이 3년 전이라 복귀하고 우승이 간절했고, (지난해) 아쉬운 준우승도 두 번 있었다"면서 "샷 감이 지난주부터 쭉쭉 타고 올라와서 기대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적어낸 장하나는 "목표가 12언더였다. 개막 전 예상한 우승 스코어가 현실이 돼서 소름이 돋았다"며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목표를 이뤘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어머니 생신이셨는데, 늦었지만 선물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답했다.

장하나는 좀 더 솔직한 속내도 털어놨다. "작년에 KLPGA 투어에 복귀할 때는 우승 욕심이 전혀 없었다"며 "가족의 행복을 위해 돌아왔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려고 했는데 경기를 하다 보니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에서 뛰다 오면 다 잘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우승 언제 하느냐'는 얘기를 들으면서 부담이 많았다"며 "그 부담이 오늘 우승에 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글 퍼트를 넣고 파노라마같이 모든 게 다 떠올랐다"는 장하나는 "그동안 힘들었던 일, 아버지와 싸운 일, 어머니한테 힘들다고 말하면서 울었던 일, 그리고 첫 우승했던 일까지 떠올랐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우승이 남달랐다.

골퍼로서도 성숙해진 그는 "3년 전에는 완벽하게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감으로만 우승을 했다면, 지금은 골프에 대해서 이해를 한 상태에서의 우승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제 중견골퍼가 됐고 노련미도 생겨서 돌아갈 때와 공격적일 때 해야 하는 방법을 알았다.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며 "오늘 우승도 계획대로 물 흐르듯이 이뤄낸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번 우승은 장하나에게 프로 데뷔 후 연장전에서 거둔 첫 승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이정은6에게 연장에서 패했던 장하나는 "작년에 연장에서 패해서 안 좋은 기억이 많다. 프로가 되고 나서는 연장전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이번엔 자신감이 넘쳤다"면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퍼트 욕심을 내다가 실수한 것 같다. 하지만 그 3퍼트가 세 번째 연장에서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국내 복귀를 결심하게 했던 어머니의 건강이 많이 회복됐고, 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 출전한 뒤 지난주부터 코치도 바꿨다.

장하나는 "골프 인생 목표가 통산 20승인데, 올해 목표는 4~5승으로 잡았다"면서 "호주 대회에서 이 샷으로 우승할 수 있을까 불안했지만 목표는 크게 잡자는 생각으로 4~5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PGA 무대 진출을 바라는 후배들에게는 "확신이 없을 때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집중을 하게 되고 방심을 하지 않는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은 도전해볼 만 한 것 같다"며 "나는 좀 늦게 가서 힘들었지만 20대 초반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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