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PGA 투어 톱10 피니시율 1위

체력훈련 중인 변진재. 사진=K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017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첫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유난히 많은 8명이었다. 그만큼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라인업이 두텁다는 얘기다.

아시안투어 카드로 출전해 덜컥 우승컵을 차지한 장이근처럼 데뷔 첫해에 우승의 기쁨을 누린 선수도 있고, 데뷔 15년 만에 정상을 밟은 김성용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감격의 첫 승을 거둔 선수도 있다. 기다림의 과정은 다르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프로 무대에서 처음 우승하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지난해 KPGA 투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랭킹 5위에 오른 변진재(29·JDX멀티스포츠)도 그 특별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변진재는 우승 없이도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대상 포인트 상위10위에 들었고 ‘톱10 피니시율’ 공동 1위(지난해 18번 출전 중 8번)를 기록했지만, 그만큼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는 반증이다.
샷감이 좋았던 작년 6월에는 골든V1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67타를 적어낸 이후 KPGA선수권대회(68-67-69-67)와 군산CC·전북오픈(63-69-68-68)까지 9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특히 전북오픈에서는 첫날 선두로 나섰다가 공동 4위로 마무리했다.

체력훈련 중인 변진재. 사진=KPGA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변진재는 2018시즌을 종료한 뒤 입대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 중인 그는 KPGA와 인터뷰에서 숨가쁘게 달려왔던 골프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아마추어 시절 8승을 올린 강자였던 그는 “14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가 너무 재미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시 대회에서 첫 우승한 게 선수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변진재에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쓰라린 기억이 됐다.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까지 올라갔던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싶었는데 1타 차로 떨어져 정말 아쉬웠다. 이후 예정보다 빠르게 프로 전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많아질 것 같아 오히려 골프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그만둘 게 아니니 앞만 보고 가자고 마음먹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2010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한 변진재는 그해 KPGA 코리안투어 QT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국가대표 선발전의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자신감과 기대로 가득했던 투어 데뷔 첫해 성적은 예상을 벗어났다. 상금순위 83위로 시드 유지에 실패한 변진재는 “2011년은 적응하는 데 시간을 다 썼던 것 같다. 초반에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졌다.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며 그렇게 투어를 절반 정도 소화했을 때 조급함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간 숨가쁘게 달려왔으니 한 박자 쉬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생각의 변화는 성적의 변화로 이어졌다. 변진재는 2011년 KPGA 코리안투어 QT를 6위로 통과하며 다시 투어 카드를 획득했고, 이후 조금씩 발전해온 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하루하루 조금씩 더 나아가려 한다. 빨리 달려가다 보면 넘어질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군 입대를 앞둔 변진재는 “만 나이로는 아직 서른이 아니지만, 주변에서 걱정 어린 말씀도 해주신다. 하지만 스스로 부담을 주려고 하진 않는다”면서 “그래도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니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반짝 빛나고 지는 선수가 아닌 팬 분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려면 올해 우승이 꼭 필요하다. 이런 간절함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각오를 밝혔다.

번진재는 “그동안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놓쳤다. 중요한 순간 망설이거나 확신 없는 샷을 했다. 그렇게 날이 무딘 경기를 해왔지만, 올 시즌에는 4라운드 내내 냉정함을 유지하고 날카롭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 투어 시드가 있음에도 한국 무대에 집중한 변진재는 “그래도 첫 우승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면서 “지난 시즌부터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수도 늘어났고 한국에서 첫 우승을 올리는 게 더욱 뜻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인 그에게는 올해 또 다른 목표가 있다. “외향적인 취미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찾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필드 위에서 화려한 세리머니와 팬서비스를 보여 드리고 싶다.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끊임 없는 노력으로 우승을 향해 달려 가고 있는 변진재는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니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이 생기는 것 같다”고도 했다.

견고한 실력으로 무장한 그가 올해 정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2018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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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훈련 중인 변진재. 사진=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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