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부터 출격

사진은 김시우가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코리안 브라더스의 막내' 김시우(22)가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직후 밝혔던 기부 약속을 지켰다. 21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후배 국가대표 양성을 위해 대한골프협회에 1억원을 쾌척한 그는 PGA 투어에서의 활동을 돌아보고 내년 시즌을 기대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 도전한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사상 최연소 합격(17세 5개월 6일)한 김시우에게 당시 세계 골프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18세가 되기 전이라 투어카드를 받지는 못했던 그는 2부인 웹닷컴투어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착실하게 실력을 쌓아 2015-2016시즌 PGA 투어 무대를 밟은 김시우는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만 21살 2개월)에서 첫 우승을 일궜다. 그는 "데뷔 첫 해에는 신인들과 주로 한 조에 편성됐고, 서로 자기 공 치기에 바빴는데 우승하고 나서는 좋은 선수들과 많이 쳤다"고 말하며 우승 전후 달라진 위상을 소개했다.

특히 지난 5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만 21세 10개월 17일의 나이로 우승컵을 차지해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 단숨에 정상급 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PGA 투어에서 22세 이전에 2승을 차지한 선수는 김시우 앞에 3명(타이거 우즈와 세르히오 가르시아, 조던 스피스)밖에 없다.

김시우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랑 한 조에서 치다 보니 많이 떨리기도 했다"면서 "필 미켈슨과는 네 차례 같이 쳤는데, 그의 쇼트게임을 보면서 제가 완전히 애기 수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장타자들인) 저스틴 토마스, 제이슨 데이, 더스틴 존슨과 치면서는 드라이버샷을 많이 배웠다"고도 했다.

김시우는 올해 세계연합팀과 미국의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자력으로 출전했다. 그는 "워낙 유명한 선수들이 많아서 나한테는 신경을 안 써줄 줄 알았는데, 갤러리 분들이 저를 따라다니며 응원곡과 이름을 불러주셨다"며 "좋은 샷을 쳐서 환호받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플레이할 때 더욱 신이 났다"고 답했다.

최근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내년 정규투어로 돌아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의 만남도 기대하는 김시우는 프레지던츠컵에서 우즈와 처음 인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우즈는 미국팀의 부단장으로 참여했다.

김시우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가는 2018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에서 잘하면 우즈와 1·2라운드 같은 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정말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해는 김시우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지만, 초반에 허리 통증이 도지는 바람에 고전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많이 준비한 만큼 내년에도 부상 없이 마쳤으면 좋겠다"며 "윈덤 챔피언십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랜만에 귀국했으면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은 김시우는 내년엔 다승을 목표로 뛸 각오다. 특히 올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섭렵하며 경험을 쌓은 만큼 내년 메이저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도전할 생각이다. 내달 4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새해를 열 김시우는 "몸도 많이 올라오고 비거리도 10∼15야드 정도 더 늘었다"며 2018년 첫 대회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날 1억원 기부에 대해 김시우는 "어릴 때부터 가방이나 옷에 태극기를 달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 부러웠다"며 "일찍 상비군부터 들어갈 수 있어서 스스로도 자랑스러웠고,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를 치른 것이 PGA Q스쿨 등에서 주눅들지 않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주니어 상비군에 처음 선발된 뒤 고등학교 1학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다.

김시우는 "어서 잘 돼서 불우이웃이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하고 나서 여유가 생겨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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