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차 2위 ‘새신랑’ 손준업과 최종일 우승 경쟁

정한밀이 2017 SK텔레콤에서 홀인원 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KPGA 제공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경남 김해시 정산컨트리클럽(파72)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5,000만원, 우승상금 1억5,000만원) 최종 라운드만을 남겨놓고 단독 선두를 유지한 정한밀(26·삼육식품)이 생애 첫 우승을 앞두고 후회 없는 공격적인 경기를 예고했다.
 
사흘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정한밀은 2위 손준업(30)을 1타 차로 따돌렸다.

4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정한밀은 초반에 파 행진을 하다가 4번홀(파4)부터 3개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8번홀(파3)에서 약 1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에 대해 정한밀은 "대구·경북오픈 때 악몽이 되살아났지만 캐디가 잘 다독여줘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지난 8월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 2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섰지만 3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전반 9개 홀에서 2타를 잃은 정한밀은 그러나 후반 들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10번(파5)과 11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뒤 13번(파4)과 14번홀(파5)에서도 잇따라 버디를 낚았다. 이후 15번홀(파4)부터 18번홀(파4)까지도 버디 찬스가 이어졌지만 모두 파로 마무리했다.
정한밀은 “후회 없이 공격적으로 임하고자 했는데 초반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 홀인 아웃코스가 더 자신 있었는데 아웃코스에서 타수를 많이 잃었다. 티샷이 잘 안돼 바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는 곳으로 많이 갔다”고 설명하면서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한밀의 샷이 흔들릴 때마다 그의 캐디 이재웅(20)은 바나나를 건네며 “괜찮다”고 말했고, 어깨를 다독이며 정한밀의 안정을 도왔다. 이에 대해 정한밀은 “필리핀에서 골프를 하고 있을 때 (이)재웅이가 영어 공부를 위해 필리핀으로 오면서 인연이 시작됐다”며 “내가 골프를 하니 재웅이도 하고 싶다고 했고, 올해 KPGA 프로 자격을 취득한 프로다”라고 소개했다.

선천적으로 심장 판막에 구멍이 생기는 심장병으로 6세 때 심장 수술을 받았던 정한밀은 “지금은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다. 투어 생활하는 데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못을 박았지만 전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사실을 토로했다.
이날 정한밀은 “친한 동료인 염서현 프로와 염서현 프로의 어머니께서 전남 순천에서 이곳까지 와서 연락도 하지 않고 밤 12시에 숙소 문 앞에 한약과 홍삼을 두고 갔다”며 “한약과 홍삼을 먹고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친구를 위해 먼길을 달려온 염서현(26)은 KPGA 챌린지투어(2부투어) 2017 12회대회 우승과 함께 KPGA 챌린지투어 상금순위 4위로 2018년 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한 선수다.

끝으로 정한밀은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생각을 잠시 뒤로 하고 경기에 집중하겠다. 오늘처럼 공격적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단독 2위(13언더파 203타)에 자리한 손준업은 “오늘 경기 시작 전에 보기 없는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보기 없는 경기를 해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0년 제53회 KPGA선수권대회에 이어 7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은 손준업은 “그동안 너무 우승을 쫓았던 것 같다. 상위권에 있으면 우승 세리머니나 우승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에 결혼한 그는 “심리적으로 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결혼 직후 성적이 좋지 않아 ‘결혼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라는 말을 들을까 봐 조금 힘들었다. 지금은 너무 좋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손준업은 “우승을 위해선 정신력(멘탈)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최종 라운드도 그린이 어렵고 핀 위치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수가 나와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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