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차리면 국과 반찬이 당연히 따라야죠."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가 열린 26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만난 최경주(47)는 국이 식는 줄도 모르고 열변을 토했다.

최경주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선수를 위한 대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쓰지 않는 코스를 연습장으로 만들고 연습용 볼을 무제한 제공한 건 이런 '선수를 위한 대회'를 추구하는 최경주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최경주는 "사실은 이게 당연한 거다. 선수는 티오프에 앞서 연습장에서 볼을 치면서 스윙 리듬과 감각을 조정하는 건 필수다. 그걸 못하게 하는 대회가 비정상"이라면서 "밥만 주고 국과 반찬을 안 주는 거와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이번이 6번째다. 최경주는 "사실 앞선 대회 5번은 내가 이름만 내세웠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돈을 내는 스폰서와 선수, 팬이 행복한 대회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게 됐다. 호스트 역할을 하나에서 열까지 다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대회 때마다 내는 참가비(1인당 11만원)를 모두 대납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최경주는 메인 스폰서 현대해상과 대회 코스를 내준 정산 컨트리클럽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현대해상은 선수들이 하루라도 더 연습할 수 있도록 프로암을 열지 않았다. 프로암은 프로 골프 대회에서 타이틀 스폰서가 돈을 대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정산 컨트리클럽은 최경주가 요구하는 코스 세팅을 다 수용했다.
빠르고 단단한 그린에 최상의 코스 상태를 만들어냈다.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들었지만 감수했다.
선수들은 "올해 대회 코스 가운데 최상급"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진호(33)는 "이런 날씨에 이런 코스 상태라면 굳이 수도권에서 대회 개최 코스를 찾아다닐 이유가 없겠다"고 말했다.
최경주의 희망은 이 대회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메모리얼 토너먼트나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처럼 만드는 것이다.

최경주는 "두 대회에 가보면 선수와 스폰서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띈다"면서 "그런 대회를 만들기 위한 걸음을 이제 막 뗐다고 본다"고 몸을 낮췄다.

식사를 마친 최경주는 연습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경주는 "대회에 출전한 선수 아니냐"면서 "그래도 안 죽었다는 건 보여주고 싶다"고 성적에 대한 의욕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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