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지은희가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8년이나 기다린 우승이라 그냥 행복한 것도 아니고 '슈퍼 해피(Super Happy)'한 날이에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쳐 8년 3개월(3,025일)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은 지은희(31)가 전한 소감이다.

지은희는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귀여운 친근한 이미지다. 하얀 얼굴에 검은색 옷을 즐겨 입어 '미키 마우스'라는 애칭이 붙은 것도 이와 통한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도 2위에 6타를 앞서 있어 우승이 유력해 보였던 지은희는 4라운드에서도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6타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2009년 7월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이후 오랫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지은희는 6타를 앞서 있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의 잠을 못 잤다. 두 시에 깨고, 네 시에 또 깨고 수시로 깼다"고 털어놨다.

'혹시 새벽 2시에 일어나서 방에서 퍼팅 연습이라도 했나'는 농담조 질문에 지은희는 "정말 그랬다. 퍼팅 스트로크 연습을 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첫날부터 강한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가 이어졌지만, 지은희는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 때만 하더라도 ‘깜짝’ 선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라운드에서 '슈퍼 그레잇(방송인 김생민의 유행어)'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이자 “다른 선수들은 이곳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지은희 선수만 어디 다른 데서 치고 온 것 같다”는 칭찬이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지은희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익숙한 코스에서 큰 실수 없이 버디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 평범한 것을 잘해낸 것이다. 그리고 아이언샷과 퍼팅의 협업이 뒷받침됐다.

키 162㎝로 크지 않은 체격의 지은희가 자신 있는 것은 아이언샷이다.
경기도 가평 출신인 그는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 씨가 운영했던 수상스키 연습장을 바라보며 기량을 닦은 일화로도 유명하다. 물 위에 띄워 놓은 표지를 보고 아이언샷 연습을 했고, 공이 다 떨어지면 그의 아버지가 강물에 들어가서 공을 주워왔다고 한다.

지은희의 이번 대회 그린 적중률은 평균 79.2%를 기록했고, 평소 퍼트가 아쉽다고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 27.8개로 막아냈다. 지은희는 "사실 올해 부진했는데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 우승이 나왔다"고 자평했다.

마지막 날 신지은(24), 리디아 고와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한 지은희는 "뒤에서 쫓아오는 선수들의 워낙 기량이 훌륭한 선수들이었다"며 "첫 홀부터 리디아 고가 버디를 기록했지만, 남은 홀이 많이 있다고 여기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최종전을 돌아봤다.

"전반 9홀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워낙 오래 우승을 못 해봐서 18번홀로 가면서는 오히려 더 긴장이 됐다"고 밝힌 지은희는 "리디아 고, 제니 신과 한 조가 돼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그동안 다시 우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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