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2와 김지현.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첫날 경기에서 세 명의 '지현'이 상위권에 나섰다. 올해 3승을 올리며 '대세'로 떠오른 김지현(26·金知炫)은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시즌 1승씩 거둔 김지현2(26·金智賢), 오지현(21)은 각각 공동 2위(5언더파 67타)와 공동 5위(4언더파 68타)에 자리했다.

김지현은 "지난주보다 컨디션이 좋다. 지난 대회 때는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샷이 조금 흔들리고 실수가 나왔는데 월·화요일 쉬면서 회복 했더니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다”며 “그래서 샷도 잘되고 퍼트도 따라줬다. 보기 없이 마무리한 것이 잘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특히 지난주에 컨트롤 샷이 잘 안됐다는 김지현은 그러나 “오늘은 강약조절이 잘되고 원하는 대로 샷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지현은 "항상 1차 목표는 컷 통과, 그 다음 목표는 톱10"이라면서 "우승 욕심을 내면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에 지금은 우승은 생각지 않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KLPGA 투어는 동명이인일 경우, 등록순으로 이름 뒤에 번호를 붙여 구분하고, 읽을 때는 번호를 영어로 읽는다. 이런 원칙 때문에 한 명은 '김지현'이고 또 한 명은 '김지현2(김지현투)'가 됐다. 둘은 1991년생 동갑인 데다 생일도 같은 11월이다.

김지현은 최근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가 5주 연속 우승한 데 대해 " 덕분에 요즘에는 ‘지현’이라는 이름을 많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며 “특히 김지현2 선수와 헷갈려 하는 분들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지현이나 김지현2, 나까지 모두 무리하게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안전하게 치는 스타일이라 마음을 편하게 하면 더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오지현과는 헤드 모양이나 샤프트 등 클럽도 비슷한 게 많다”고 설명했다.

김지현2는 "썩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나왔는데 뜻밖에도 퍼팅이 잘 되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제 1라운드 경기가 끝났을 뿐이다. 이 코스가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어려운 코스라서 방심할 수는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 김지현2는 "처음에는 이름 뒤에 숫자가 붙은 게 속상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김지현투'라고 불리다 보니 이제는 그게 더 편하다"고 털어놨다.

둘은 중학교 때부터 주니어 대회에서 늘 경쟁하던 사이다. 프로가 된 다음에는 '김지현'과 '김지현2'로 등록 명이 달라졌지만, 그 전에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지현은 "내가 키가 더 커서 '큰 김지현'과 '작은 김지현'으로 구분하신 분들도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나는 '세화여고 김지현'이었고 김지현2는 '낙생고 김지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니어 대회에서는 골프백이 바뀐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프로가 된 뒤에도 프로암 대회 때 운영팀의 실수로 서로 팀을 바꿔서 친 적도 있다.

김지현2가 프로 데뷔 처음 우승했을 땐 김지현에게 우승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쏟아졌다. 김지현은 "그때 언론에 내 사진이 우승자라고 실리기도 했다"며 지금은 웃으며 말했다. 첫 우승은 김지현2가 먼저 했지만, 요즘은 시즌 3승을 거둔 김지현이 김지현2보다 더 잘 나간다.

남들은 헛갈리지만, 서로를 '지현아'라고 부르는 둘은 같은 이름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지현은 "둘이 같이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지현아'라고 부르면 누굴 부르는지 단번에 안다"고 말했다.

김지현2는 “김지현 선수가 이번 시즌 정말 잘하고 있는데, 데뷔 동기에 중학교 때부터 봐왔고 친한 친구라서 동기부여도 된다”면서 “작년까지는 둘이 성적이 비슷비슷해서 같은 조에서 자주 경기했는데, 올해는 한 번도 같은 조에서 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하도록 내가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주 연속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오지현은 “우승한 다음 대회의 첫 라운드 치고는 평범하게 잘 끝냈다”며 “오늘 티샷이 너무 흔들려서 후반에는 힘들게 플레이를 이어갔는데, 티샷만 잘하면 내일도 좋은 성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파 세이브들을 잘 막아서 노 보기 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지현은 “김지현 선수와 워낙 친하고 3주 연속 같이 라운드를 하고 있다. 성격도 비슷하고 맞는 게 많아서 즐겁게 친다. 골프채 구성이 비슷하고 경기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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