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이재현 기자] 김승혁(31)이 매치플레이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김승혁은 11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이정환을 누르고 최종 우승자가 됐다.

지난 2014년 상금왕, 대상, 신인왕을 휩쓴 김승혁은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스타 선수로서의 체면을 지켜냈다. 반명 이정환은 예선을 거쳐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었을 정도로 철저히 무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상희, 김태훈 등 여러 유명선수들을 격파하며 우승까지 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인해 최종 관문에서 그 꿈을 접어야 했다.

이날 김승혁은 13번 홀(4) 버디를 통해 2홀 차 리드를 잡아내며 손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정환은 15번 홀(4) 버디를 통해 추격을 시작했으며, 이정환 역시 16번 홀(3)에서 보기에 그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18번 홀(5)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김승혁은 18번 홀에서 시작된 연장 첫 홀에서 이글에 가까운 정확한 세 번째 샷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홀컵과는 불과 10cm 거리였기에 김승혁은 사실상 버디를 확정 지은 채 여유있게 이정환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정환은 끝내 버디 퍼팅에 실패했고, 그렇게 김승혁의 우승이 확정됐다.

지난 2014년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 이후 28개월 만에 투어 대회 우승을 확정한 김승혁은 너무 기쁜 반면 너무 힘들기도 했다. 솔직히 연장전에 갈 것 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골프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임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승혁은 연장전에서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정환이 워낙 샷이 좋고 빈틈이 없어 버디가 아니면 이기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선 제압을 위해 퍼트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깝게 붙여 컨시드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95m 거리에서 58도 웨지로 샷을 했는데 정말 잘 맞았다라고 밝혔다.

오랜만의 우승을 통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승혁은 현재 임신 중인 아내를 더욱 신경 쓰겠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김승혁은 아내를 볼 때마다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큰 힘이 됐다. 아내가 시합이 끝날 때 마다 다리도 주물러주고 컨디션을 위해 많이 챙겨주는데 앞으로는 내가 아내 다리를 주물러 줄 생각이다. 그동안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고,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승혁.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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