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역전 우승

김지영2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해 두 차례 연장전 패배와 신인왕을 놓친 아쉬움을 한꺼번에 씻어내는 것처럼 기쁩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2년차 김지영(21)은 신인이었던 지난해 두 번이나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4월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는 연장전에서 파퍼트에 실패하자 일명 ‘OK 거리’ 파퍼트를 남긴 박성현의 볼 마크를 집어 건네는 해프닝을 벌였다. 다행히 규정에 저촉되지 않아 박성현은 파로 마무리하면서 우승, 김지영은 준우승했다.
9월 열린 메이저대회 KLPGA챔피언십에서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2m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불운 끝에 배선우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결국 한때 선두에 나섰던 신인왕 레이스는 연말 4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김지영은 연장전 패배를 실패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는 "작년에는 (우승할)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신인이다 보니 받아들였다"면서 "연장전을 한번 치를 때마다 배운 게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두 번의 연장전에서 흘린 눈물은 김지영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을 위해 지난겨울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 결실로 작년보다 20야드나 멀리 보내는 수준급 장타자로 거듭났다.

김지영은 14일 경기도 용인 수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정상에 올랐다.
18번홀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2m나 지나갔고 파퍼트가 살짝 짧았다. 보기 퍼트가 우승을 확정하는 챔피언 퍼트였지만, 이날도 연장전에 나가는 줄 알았던 김지영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홀아웃했다.

김지영은 "우승인 줄 몰랐다. 리더보드를 한 번도 못 봐서 2타나 앞서 있는 줄 몰랐다. 파퍼트 놓치면서 연장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승이란 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심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연장전에 들어갔다면 전과는 달랐을 것"이라면서 "아쉬움 없이 과감하게 쳤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김지영은 지난해에도 장타 부문 17위(평균 248.75야드)에 올랐을 정도로 비거리에서는 그다지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2년차 시즌을 준비하면서 비거리 늘리기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김지영은 "20야드쯤 늘었다"면서 "비거리가 늘어나니 골프가 쉬워지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린 공략을 더 짧은 클럽으로 하게 되면서 버디 기회가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몸무게가 5㎏이나 불은 김지영은 "몸이 더 크고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도 몸이 더 다부져졌다고 하더라. 아마 늘어난 몸무게는 다 근육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올해 장타 부문에서 이나영, 김민선에 이어 3위(261.65야드)로 올라섰다.

약점이던 쇼트게임과 퍼트도 한결 나아진 김지영은 "올해 목표는 3승"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던 김지영은 “부상도 있었고 많은 부분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코치님이랑 함께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주변에서 작년만큼만 잘하면 된다고 얘기하시는 게 때로는 부담도 됐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지영은 또한 새로 영입한 캐디 박재준 씨가 골프백을 메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작년부터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었던 캐디오빠와 이번 주에 함께했다”면서 "평소 샷이 안 되면 나에 대한 신뢰가 없어진다. 캐디 오빠가 조언을 잘 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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