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이재현 기자] 무려 125개 대회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통산 첫 우승을 달성한 김지현(26·한화)이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김지현은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72·6500야드)에서 열린 제 7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6개의 버디를 낚는 동안 보기는 한 차례에 그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김지현은 공동 2위였던 이정은5, 이정은6을 단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의 생애 첫 투어 대회 우승.

지난 2010년 투어에 데뷔한 김지현은 292라운드에서 10언더파 62타라는 역대 KLPGA 투어 18홀 스트로크 2위 기록이자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하는 듯 했다.

그러나 3라운드는 예상과 다르게 전개됐다. 상승세의 2라운드와는 달리 김지현은 3라운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보기와 버디를 각각 한 차례씩 기록한 그는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그러던 사이 이정은5, 이정은 6등이 치고 올라왔고, 김지현은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져갔다.

그렇게 관심 속에서 멀어져 갔던 김지현은 후반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10번 홀(4)을 시작으로 12,14,16번 홀에서 이른바 징검다리 버디을 잡아낸 것. 순식간에 14언더파가 된 김지현은 이정은5, 이정은6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모두가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18번 홀(5). 그러나 김지현은 연장전을 허락지 않았다. 두 명의 이정은이 18번 홀을 파로 마쳤던 것과는 달리 김지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던 것. 6미터 가량의 거리에서 시도한 김지현의 퍼트는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김지현의 극적 우승이 확정됐다.

우승 직후 김지현은 “292라운드에서도 선두였지만 최종 우승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음을 정말 많이 비웠다. 편하게 친 것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30) 같은 경우는 운도 많이 따랐다. 우승은 정말 하늘이 정해준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적어냈어도 우승인지 몰랐다.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들어가서 좋아했다. 캐디가 우승이라고 말해줘서 무슨 말이냐. 진짜냐라고 물었다. 주변에서 선수들도 우승이라고 말해줘 그제야 우승인지 알았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데뷔 이후 125개 대회만의 우승이었다. 기나긴 기다림을 끝낸 만큼 김지현은 각종 대회 우승을 향후 목표로 내걸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김지현은 오히려 더욱 차분해지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현은 많이 늦은 감도 있지만, 더욱 늦기 전에 우승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이미 우승에 대해선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지만 오늘(30) 우승을 통해 마음을 한결 더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번 우승을 통해 기다림과 편안함을 배웠다. 성격이 정말 급한 편인데 골프를 시작하며 많이 차분해지고 느려졌다. 오늘(30)도 캐디와 말장난도 많이 하고 웃으려 노력했던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욱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교생실습 탓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동을 잠시 중단한 채 국내에 머물고 있는 김효주(22·롯데)와의 인연을 공개하기도 한 김지현이다. 김효주는 이날 절친한 사이인 김지현을 응원하고자 코스를 찾았다.

김지현은 김효주는 정말 친한 동생이다. 현재 교생 실습을 하고 있다. 안 그래도 최근 그에게 코스에 올 생각이 있는지 물었는데, 오늘(30) 정말 찾아왔다. 김효주는 내가 본인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떼를 쓰더라. 본인이 찾아와서 내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우기는 중이다라고 말한 뒤 미소를 보였다.  
▲김지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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