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우승
54홀 최소타·대회 최저타·와이어투와이어·노보기 우승 진기록까지

배선우(22·삼천리)가 29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인터뷰하는 배선우의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시간이 흘러 생각해보니) 정말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뼈아픈 준우승)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해질 수 있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차 배선우(22·삼천리)가 29일 막을 내린 E1 채리티 오픈을 독무대로 만들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동안 '준우승 전문' '최종일 역전패 단골' '새 가슴' 등 내키지 않은 수식어를 한번에 잠재운 완벽한 우승이었다. KLPGA 투어 54홀 최소타(최종합계 20언더파 196타) 신기록에 54홀 노보기 플레이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새로운 코스 레코드 작성 등.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4차례 경기를 치렀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채 실패로 얼룩졌던 경기 경험이라도 쌓이고 쌓이다 보니 큰 재산이 됐다고 배선우는 강조했다. 그는 "오늘 긴장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전날 밤에도 꿈도 꾸지 않고 푹 잤다"고 털어놨다.

배선우는 앞으로 우승하고 싶은 대회 가운데 하나로 작년 대역전패를 당한 특급대회 한화금융 클래식을 지목하며 "이제 그 상황이 다시 온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서 "그 대회에 대비해 엄청나게 갈고 닦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당시 17번 홀까지 2타 차 선두였지만 18번홀 더블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가 결국 노무라 하루(일본)에 우승컵을 내줬다. 그날 배선우는 대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눈물을 쏟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해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넘어지는 같은 아픔을 나눈 김해림(27·롯데)과 장수연(22·롯데)이 이번 시즌 우승 물꼬를 튼 것도 배선우에게는 큰 동기 부여가 됐다.

배선우는 "꽃을 뿌려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고, 언니도 해냈으니 나도 조만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절친한 친구 장수연과 마지막 날 동반 라운드도 마음이 편했다. 장수연은 "너도 할 수 있다"고 배선우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이어 배선우는 "우승을 놓쳤을 때 신앙은 없지만 신이 있다면 '더 다듬어서 와라'는 뜻이라 여겼다"면서도 "사실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고 아버지도 덩달아 마음고생으로 힘들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배선우는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지만 "누구라도 몰아치면 역전당할 수 있으니까 나도 타수를 많이 줄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대부분 홀에서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9번홀(파4)에서 5m 버디를 잡아내며 5타 차 단독 선두가 됐을 때 배선우는 "그때 처음 순위표를 보고 우승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골프에서 정신력이 80%라고 생각한다. 버디 퍼트든 쇼트 퍼트든 자신감이 중요한데 이번 대회는 자신감이 넘쳤다"고 우승 원동력을 설명하며 "그동안 첫 우승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시즌 3승을 목표로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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