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
유럽투어 최연소 2개 대회 연속 우승… 올림픽 출전 경쟁 후끈
지난주 어버이날 선물에 이어 아버지 생신 선물로 우승컵 안겨드려

왕정훈(21)이 1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모리셔스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 투어 모리셔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아이에스엠 아시아
[골프한국] 한국의 영건 왕정훈(21)이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2주 연속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정확히 1주일 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막을 내린 유럽 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승전보를 전했던 왕정훈이 우승의 쾌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짜릿한 역전승 소식을 전해왔다.

15일(한국시간) 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모리셔스 아나히타의 포시즌 골프클럽(파72·7,401야드)에서 열린 유럽 투어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총상금 100만 유로)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의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면서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왕정훈은 원래 지난주 모로코 대회 출전 자격이 없었다. 출전 대기 3번이었지만 출전 자격이 있던 선수들이 불참한 덕에 대회에 나갈 수 있었고, 같은 기간 국내에서 열린 매경오픈에 나오려던 계획을 변경해 출전했는데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모로코 대회에서 왕정훈은 마지막 날 17번홀까지 나초 엘비라(스페인)에게 1타 뒤져 있었다가 18번홀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연장전에 갔고, 연장 1·2차전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쏙쏙 떨어뜨려 유럽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번 모리셔스 대회에서는 행운의 여신도 왕정훈 편이었다.

같은 기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개최되면서 유럽 투어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미국으로 원정을 갔다. 아울러 4라운드 15번홀(파4)까지 3타 차로 앞서나갔던 시디커 라만(방글라데시)이 막판에 더블보기, 보기를 적어 스스로 무너지면서 왕정훈에게 승기가 넘어왔다.

왕정훈은 17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연이어 공을 벙커로 보내고도 그림 같은 벙커샷으로 파와 버디를 잡아내며 2주 연속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왕정훈은 소속사인 아이에스엠아시아를 통해 “오늘 16번홀 전까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은 잘 쳤는데 공이 벙커로 빠졌고, 이때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세 번째 샷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정말 기뻤다. 아마도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았나 싶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또 올해 아시안투어 대회로 열린 히어로 인디안오픈 준우승에 이어 이번 유럽 투어의 아프리카 시리즈를 석권,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경쟁도 더 뜨겁게 달궜다. 현재 88위인 세계랭킹을 70위 안쪽으로 끌어올리게 되면서 안병훈(24위), 김경태(43위), 이수민(68위)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왕정훈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욕심이 나지만 지금은 거기에 가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했다.

왕정훈이 다음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아이리쉬 오픈마저 제패한다면, 1984년 이후 유럽 투어에서 3주 연속 우승하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3주 연속 우승을 하고 싶지만 다음 대회는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큰 대회라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뒤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그의 소속사는 "8일에 모로코 대회 정상에 올라 어버이날 선물을 한 데 이어 아버지(왕영조 씨) 생신인 15일에 또 우승해 아주 큰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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