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마스터스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하며 첫 메이저 우승을 거머쥔 존슨이 필 미켈슨의 도움으로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존슨은 브리티시오픈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66타를 기록한 후 연장전에서 1타 차 승리를 거뒀다.
PGA 투어에서 드라이버 샷거리 순위 166위, 스윙스피드 순위 185위다. 하지만 지금 같은 장타의 시대에도 그는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을 포함해 투어 통산 12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받은 상금도 3,700만 달러에 달한다. 올해 서른아홉인 존슨이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로 우승을 거둔다면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성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우리는 아이오아 출신인 잭 존슨을 그의 고향인 시더래피즈에서 만나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와 있는 곳은 당신의 홈 코스였던 엠크레스트 컨트리클럽이다. 지금은 잭 존슨 드라이브로 이름을 바꿨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조금 초현실적일 것 같은데.
그렇다. 조금 과하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정말 정확하게 구현하려면 잭 존슨 드라이브의 길이는 65야드에 불과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웃음). 별로 오래 전 일도 아닌데, 우리 재단에서 벌이는 어떤 행사 때문에 엠크레스트로 물건을 보낼 일이 있어서 프로숍에 전화를 걸었다. “저기, 미안한데, 너무 오래 돼서 그래요. 주소가 어떻게 되죠?” 내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농담하는 거죠?”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뇨, 정말 몰라서 그래요.” 그랬더니 전화 받은 사람이 말했다. “잭 존슨 드라이브 1번지에요.”


드레이크 대학에 다닐 때는 평범한 선수였다고 스스로를 평가한 적이 있다. 평범한 선수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경력을 쌓게 됐을까.
대기만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모든 면에서 늦은 편이었다. 어렸을 때 테니스, 농구, 축구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했었다. 골프도 그런 과정의 일환이었고, 유일하게 집중한 종목은 아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후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지만, 그때도 가장 큰 꿈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는 정도였다. 아주 큰 무대에서 축구와 농구를 하고 싶었고, 그 종목들은 나를 비켜갔다. 그러고 나니 골프가 남아 있었다. 나는 골프가 나를 선택했다고 늘 말해왔다. 골프는 다른 아이들과 좀 더 동등한 수준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분출구였다. 골프에선 185센티미터에 84킬로그램의 거구일 필요가 없었다.

골프가 아닌 다른 분야의 진로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석사학위를 받고 사업을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있잖아. 후회하긴 싫어. 경쟁은 내가 나아갈 길이야. 내 열정에 불을 붙이는 건 그거라고.’ 몇 가지만 정리될 수 있다면, 특히 재정과 지원에서, 프로무대에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 일단 골프에 유일한 초점을 맞췄더니 실력이 늘어났다.


시더래피즈에서 물심양면으로 당신을 지원해준 사람들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지원을 받으면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은데.
나는 그런 부담감은 없었다. 개인들과 가족, 회사들, 대부분 여기 엠크레스트 소속인 그들은 한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그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보면서 그 여정에 동참하자는 게 목표였다. 아무튼, 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금전적으로 모험이었던 건 분명하다. 주식을 발행해서 그걸 사는 방식이었다. 5~6년 만에 거기에 이자를 더해 갚을 수 있었다.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골퍼에게는 플레이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경우도 그런 것 같은가.
물론이다. 많은 요인들이 결부돼 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내가 재능, 천부의 능력을 타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걸 잘 활용해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내 의무다. 그건 명백하게, 가족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게임의 수준을 바람직한 단계로 유지하는 것도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몇몇 선수들처럼 너무 진지하게 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이건 그냥 하나의 게임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닌 말로 나는 인간이고, 완벽하지 않다. 나도 이기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그런 마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이다.


잭 존슨이야말로 모자라도 넘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첫 번째 사례가 아닐까 싶은데, 실제로 거리도 평범하고 스윙스피드도 평범하다.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당신을 멘탈의 최강자로 꼽기도 했다. 그런 태도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 그리고 그게 거두고 있는 성공의 열쇠인가.
스티브가 그렇게 말했다니 너무 고맙지만, 신문이나 잡지에 실렸다고 다 믿으면 안 된다(웃음). 내 플레이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지는 못한다. 실제로 지루하다. 하지만 골프가 극한의 능력을 요구할 때, 멘탈과 감정, 그리고 신체적인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지루한 것이 의지가 될 수 있다. 나는 사실 골프가 내 모든 것을 요구하는 그런 순간을 즐긴다. 그래서 역전승을 거두는 걸 좋아한다. 필요한 샷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그걸 원하는 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도 좋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을 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느낀다.


투어 대회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타와 수습 위주의 코스, 그리고 짧지만 전략적인 코스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많은 코스들이 시간의 시험과 기술의 폭발을 견뎌냈다. 짜증나는 건, 많은 동료들이 똑같은 얘기를 할 텐데, 골프코스를 짓거나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사람들이 이젠 당연히 7,500~8,000야드는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웃기는 촌극이 아닐 수 없다. PGA 투어의 드라이버 샷거리 평균과 상금랭킹, 페덱스컵 순위를 비교해보면 겹치는 부분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로리는 코스를 제압하고 부바도 엄청난 거리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런 선수는 일부다. 그리고 로리와 부바는 쇼트게임 실력도 대단하다.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드라이버 샷 거리는 대회의 성적과 가장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단타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속상한가.
그렇지 않다.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한다. 거기에 대해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 샷거리는 270야드에서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투어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을 보면, 그들의 3번 우드 샷거리가 내 드라이버 거리다. 나는 갖고 있지 않은 장비를 하나 더 갖춘 셈이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건 페어웨이 적중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뜻이고, 쇼트게임과 퍼팅을 남들만큼, 또는 더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이게 앞으로도 내가 초점을 맞출 부분이다.


샷거리가 길었다면 실력에 큰 차이가 있었을까.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가정도 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 갖추고 싶은 한 가지는 뭐냐고? 더 뛰어난, 그리고 더 일관성 있는 퍼팅 실력을 갖고 싶다. 어렸을 때처럼 그린에서 두려움 없이 플레이를 하고 싶다. 어렸을 때는 무작정 맞히면 들어갈 때가 많았다. 특히 2.4미터 이내에서는 더 그랬다. 그러므로 그 무엇보다 과감한 퍼팅을 선택하겠다. 조던 스피스를 보라. 그의 플레이도 감탄을 자아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멘탈이 대단히 강하다. 게다가 퍼팅도, 특히 6미터 이내의 거리에서는 아주 탁월하다. 그런 선수는 흔치 않다.


조던 스피스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일화는 없나.
운동선수로서, 그와 동일한 종목에서 활동하는 선수로서, 그가 그 나이에 코스에서 보여주는 성숙함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그는 그런 태도를 열아홉 살에도 보여줬다. 그때도 PGA 투어 톱10의 실력을 발휘했던 것 같다. 지금은 스물두 살? 놀라울 뿐이다. 그는 정말 좋은 친구다. 그리고 코스에서 보여주는 성숙함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코스 밖에서의 성숙함은 심지어 그걸 능가한다. 품격, 기품, 기타 등등. 아무래도 부모님의 공이 큰 것 같다. 훌륭한 집안이다. 자녀교육을 정말 잘한 것 같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조던이 올해 마스터스를 차지했지만, 당신은 2007년 오거스타에서 우승한 후 메이저에서 톱10만 여섯 번을 했다.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편집자 주: 이 인터뷰는 존슨이 2015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기 2주 전에 진행됐다.)
티샷의 스타일에 맞는 코스,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을수록 승산이 있는 코스, 그리고 내 퍼팅에 잘 맞는 코스가 필요하다. 플레이를 잘하면 이러한 것들이 저절로 드러나기 때문에 어느 코스에서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우승 확률을 점치기는 힘들다. 모든 걸 종합했을 때 브리티시오픈일 것 같다. 나는 그 대회를 정말 좋아한다.


왜 브리티시오픈인가.
그 대회가 요구하는 도전을 사랑한다.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이며, 플레이하는 것도 가장 재미있다. 골프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그렇기 때문에 내 목록의 상위권에 오른 것이다. 메이저에서 우승이 없는 상황에서 첫 승을 기대하는 곳을 꼽으라고 했다면 오거스타라고 했을 것이다. 마스터스는 좋은 대회니까 한 번 더 우승을 노려볼 생각이다(웃음).


라이더컵 얘기를 해보자. 2012년 메디나에서 미국팀이 패했을 때, 당신은 무척 상심했다.
힘든 패배였다. 그걸 떠올리면 아직도 힘들다.


데이비스 러브 3세는 다시 한 번 주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의 친구로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라이더컵에서 동기부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껏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네 번 출전했는데, 아직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모자란 적은 없다. 내 말은, 주장을 위해, 내 조국과 팀을 위해 승리하고 싶다. 다음 팀에 합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순간도 빠짐없이 만끽할 것이다. 경쟁의 측면에서 이걸 능가할 대회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사이에 미국 팀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우리가 플레이를 더 잘했어야 했다. 유럽팀의 실력이 더 나아진 걸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맨 위에서 맨 아래까지, 실력의 깊이야말로 언제나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는 사람들을 앉혀둔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패하는 이유라면, 여기서 0.5포인트, 저기서 0.5포인트 이런 식으로 지지 않겠냐고 생각할 것이다. 메디나에서는 기대가 높았지만, 대패를 당했다. 조금 더 플레이를 잘해야 한다는 것 말고, 무슨 방안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우승이 요원하지는 않다는 것.


라이더컵에서 우승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프레지던츠컵의 전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어쩌면 그만큼 간절히 원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라이더컵의 부담감은 훨씬 대단하다. 코스에서 느껴지는 경쟁심은 거의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프레지던츠컵과 같은 수준은 아니다. 물론 여전히 떨리고 긴장되며, 감정적으로 격해지기는 한다. 경쟁을 사랑하고, 경쟁에 따른 모든 상황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고 싶지 않다. 하지만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과 같은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다. 게다가 당연하겠지만, 언론에서도 라이더컵을 더 비중 있게 다룬다.


앞에서 강한 멘탈과 재능에 대한 확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른 종목에서 당신과 가장 비슷한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
마음에 드는 질문이다! 모든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는 사람, 그리고 물러섬이 없는 사람, 정신적으로 놀라운 집중력을 가진 사람. 미식축구나 농구 쪽의 선수를 생각해봤는데, 이런 점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은 커트 워너다(NFL 쿼터백으로 활약하다 은퇴하고 지금은 해설자로 활동 중). 그는 대학 5년째에야 플레이를 시작했고,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그리고 아레나 리그(실내 미식축구 리그)에 가서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실력을 쌓았고, 인간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이다. 결국 도약의 기회를 잡았고 거기서 더 멀리 나아갔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여기 출신이다. 나와 고등학교 동문이다.


미식축구는 거칠다.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골프에서도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텐데.
그게 체력단련에 땀을 흘리는 이유다. 몸만들기 때문에 생활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오랜 선수생활과 부상 방지는 해마다 내 목표에서 빠지지 않는다.


내년이면 마흔이다. 지금껏 이룬 것들을 바라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
과거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 좋든 나쁘든,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에 더 집중하고 싶다. 언젠가는 투어의 베테랑이 되고, 어린 선수들이 나를 찾아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묻는 때가 오겠지?


지금도 현명한 선배 아닌가.
그런 것 같다(웃음).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스물다섯 살 같다. 그리고 요즘은 워낙 젊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투어에서는 20대 중반만 돼도 나이 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게 골프의 장점이다. 내게도 여전히 데이비스 러브 3세나 제이 하스처럼 조언을 구하러 갈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내가 그들을 찾아갈 수 있듯이, 어린 선수들이 나를 찾아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은퇴 시점은 정해놓지 않았겠지.
물론이다. 사람들은 내게 은퇴후 뭘 하고 싶냐, 코스 설계를 하고 싶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전혀 모르겠다”고 답한다. 나는 아직 현역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다음 주에는 어느 대회에 나가야 하는지 생각한다. 그게 우리 팀과 나의 시각이다. 아직 선수생활의 중간밖에 오지 않았다. 짐 퓨릭은 여러 가지 면에서 나와 같은 선수들에게 훌륭한 롤 모델이다. 그는 여전히 플레이에 임하고, 지금도 꾸준히 선두권을 이루며, 우승도 한다. 은퇴도 생각해야 할 문제겠지만, 아직까지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투어 17승과 메缺?1승을 거둔 퓨릭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자격을 갖췄다. 그곳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명예의 전당에 누가 들어가고 누가 들어가지 못하는지, 나는 모른다. 들어가기 위해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당장은 내가 그걸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영광이겠지만, 지금은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아니 이 얘기는 관두자. 지루하니까.


아니, 말해달라!
오케이, 오케이. 나에게는 페인 스튜어트 상(2000년부터 PGA 투어에서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야말로 프로 골퍼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상이라고 여겨진다. 시상식에 여러 번 참가했고, 데이비스 러브 3세와 데이비드 톰스, 톰 왓슨처럼 그 상을 받은 선수들과도 잘 안다. 코스 안팎에서 성취한 것들이 수상의 기준이며, 개인이 골프에 이바지한 것과 게임이 수상자에게 미친 영향력을 모두 보여주는 상이다. 페인 스튜어트가 개인적으로, 한 남자로서 어떤 사람이었는지와도 관련이 깊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다. 안타깝게도 직접 만나본 적은 없다. 이 상이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을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상의 취지는 내게 아주 큰 의미가 있다.


골프가 중요하다는 건 물론이지만, 코스 밖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이야말로 우리를 보여주는 더 정확한 척도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정확하게 파악한 건가.
그렇다. 가장 걱정하는 건, 우리 아이들이 나를 오로지 골프의 영역에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건 내 직업이고, 그 이상이 돼서는 안 된다. 어쩌다 보니 많은 사람이 이 직업을 상당히 근사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아버지이지 투어 선수가 아니다. 아이들이 이런 식의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 “아빠는 아주 근사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그걸 잘 활용해서 능력을 취대한 발휘했지요. 아빠는 그 일을 정말 좋아했어요. 하지만 그걸 삶의 추진력으로 삼은 건 아니에요.”


잭이 거둔 성공의 비결
<골프매거진>의 칼럼니스트이자 골프 분석 전문가인 마크 브로디는 2004년부터 2015년 중반까지 4개의 핵심 분야에서 존슨이 라운드 당 획득한 타수를 계산해봤다. 존슨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믿을 수 없을 만큼 일관성이 뛰어나고 이렇다 할 약점이 없는 높은 수준의 투어 선수다.” 브로디는 존슨의 라운드 859회를 분석한 후 이렇게 말했다. “존슨의 어프로치샷과 퍼팅을 합하면 라운드 당 경쟁 선수들에 비해 거의 평균 1타의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리고 비록 장타자는 아니지만 대단히 곧은 샷을 구사하기 때문에 드라이버샷에서도 타수를 획득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2004년 이후 투어의 통산 타수 획득 순위에서 무려 10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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