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리츠는 글렌아버에서 골퍼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다. 하지만 PGA에 참가해서 실력을 겨룰 때면 그는 다시 학생이 된다.
해마다 20명의 클럽프로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놓고 경합을 벌인다. 아무래도 중압감이 심할 수밖에 없고, 스윙을 하는 그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못해 겁을 먹기도 한다. 투어 최고의 스타들 옆에 티를 꽂는 느낌은 어떤지, 왕년의 참가자 4명에게 물어보았다.


롭 라브리츠, 44세(글렌아버 골프클럽, 뉴욕 베드포드 힐스. 2002, 2003년, 2010, 2013년 출전): 관람객의 규모는 진짜. 기가 막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와서 플레이를 지켜본다.


라이언 폴진, 35세(로열오크스 컨트리클럽, 텍사스주 휴스턴. 2013년):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호흡을 몇 번 하면서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히면 실력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고 사인을 요청했다. 그러니까 내가 영 엉뚱한 곳에 온 건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


마크 셰프틱, 40세(메리온 골프클럽, 펜실베이니아 아드모어; 2009, 2010, 2013년): 수요일에 캐디에게 말했다. “있잖아, 나는 아직도 여기 와 있는 게 조금 긴장 돼.” 연습장에서는 타이거 우즈가 샷을 하고 있었는데, 좌우로 3미터까지 전부 그의 차지였다. 아무도 그 옆으로는 가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 캐디가 타이거 바로 옆으로 가서 내 가방을 내려놓더니 내게 말했다. “여기서 연습하자.” 샷을 두어 번 하고 났더니 별것 아니었다.


폴진: 세계 최고의 선수 톱10과 그 다음 80명과의 차별성은 샷거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80명과 클럽 프로는 사실상 퍼팅 싸움이다. 그들의 샷이 조금 더 멀리 날아가고, 롱게임과 칩샷에서 조금 더 뛰어날지는 모르지만, 그들과 우리를 가르는 건 그게 전부다.


라브리츠: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나는 여기 휘슬링 스트레이츠에 와 있다. 이 코스를 좋아하고 레이아웃을 좋아한다. 매일 2타씩만 언더파를 기록한다면 9~10언더파가 될 수 있다. 이미 해봤던 일이다.”


셰프틱: 투어 선수들이 멋진 샷을 하는 것도 보고, 안 좋은 샷을 하는 것도 본다는 게 신선하다. 그들도 우리와 다름없이 감정의 기복을 겪는 것을 봤다.


마이크 스몰, 49세(일리노이 대학 골프팀 감독; 2004~2007년, 2009~2013년): 2006년 메디나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1타 차이로 컷 탈락했다. 오후에 3시간을 남겨뒀을 때만 해도 컷 통과 기준 타수 안쪽에 있었다. 메이저에서는 오후에 커트라인이 떨어지는 법이 없다. 스코어는 오로지 올라가는데, 그 이유는 메이저이기 때문이다.


셰프틱: 헤이즐틴(2009년)에서는 녹초가 됐다. 숙소를 떠날 수가 없었다. 플레이를 너무 많이 하고, 연습도 너무 많이 하고, 여기저기 너무 어울렸다. 그렇게 너무 즐긴 나머지 목요일에는 탈진 상태였다. 그래도 마음껏 즐기고 싶었던 건,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와, 내가 여길 다시 오게 될 일은 없을 거야.”


라브리츠: 내가 처음으로 컷을 통과한 게 2010년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였다. 마지막 퍼팅을 성공했을 때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 순간을 위해 한 평생을 달려온 기분이었다. 보상을 받은 느낌이랄까. 눈물이 차올랐고, 조금 울기도 했다. 내 등을 두드려주고 싶었다.


스몰: 상금을 받는 것도 기분 좋지만 컷 통과를 했을 때의 성취감, 그리고 메이저에서 주말 라운드에 참가한 경험이야말로 자랑하고 싶은 점이다. 투어 대회에서 플레이하는 건 엄청난 경험이다. 그것과 비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메이저에서 플레이하는 건 그보다 한 단계 위다. 그리고 메이저에서 주말에 출격하는 그 흥분과 짜릿함, 강렬함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다.


라브리츠: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3라운드 때 리키 파울러와 함께 플레이를 했다. 쉰 번째쯤 되는 홀을 향해 걸어갈 때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왜 투어에 진출하지 않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나는 클럽 프로니까. 그래서 여기 진출하지 않은 거지. 자네는 투어 스타고, 나는 투어 스타가 아니고.” 하지만 그는 내게 투어에 진출하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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