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AN'S HOPE

2014년 CIMB클래식 챔피언인 무어는 US오픈에서 다음 우승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
어떤 메이저 우승이라도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거의 뒷마당이나 다름없는 체임버스베이에서 열리는 US오픈을 석권한다? 시애틀 출신의 라이언 무어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될 것이다.



체임버스베이 근처에서 자랐고 그곳의 라운드 경험이 많은 드문 프로들 중 1명이다. 그 코스에 대한 질문을 몇 번이나 받았나. 한 백여 번쯤 되나.
물어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웃음). 대회가 다가올수록 그 지역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디에 묵어야 하느냐, 이 숙소가 코스에서 가깝냐 등. 나는 바로 그곳에서 자랐고, 코스에서 10분 거리에 집이 있다. 맛집 정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게 될 것 같다.


시애틀 여행에 대해 조언해줄 건 없나.
타코마 근처에 멋진 폭포가 있고, 코스에서 45분 거리인 시애틀의 부둣가도 아름답다. 그곳에서는 훌륭한 태국음식과 정말 맛있는 타라키히(뉴질랜드 생선요리)를 먹을 수 있다.


체임버스베이와 관련해서 투어의 분위기는 어떤가. 나는 그곳에서 몇 년 동안 자선 대회를 개최했다. 부바 왓슨이 두 번 참가했고, 애런 배들리와 벤 크레인도 함께 했었다. 몇몇 선수들이 플레이를 했지만 그 정도가 고작이다. 몇 명을 제외하고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미지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열두 번쯤 플레이를 해보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미지의 코스라고 할 수 있는데, US오픈이 개최되는 기간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게 코스가 어떤 상태일 것 같으냐고 물어본다. 글쎄, 시애틀 인근의 경우 6월 중순에는 확실히 화창한 날씨일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6월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일은 없을 거라는 말인가.
물론이다. 쾌적한 날씨가 될 수도 있다. 아직은 더울 때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6월 중순에는 쾌적하지 않을 거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13~16℃를 오르내리면서 구름이 많고, 약간의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바다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바람도 조금 불 수 있다. 대회를 앞두고 한 내리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단단하고 빠른 코스 컨디션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평소처럼 5월에 비가 내릴 경우 극단적으로 단단한 링크스 코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투어에 진출한 현지 출신 골퍼로서 이번 US오픈에 임하는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더 흥미진진한 기분이다. 우리 뒷마당에서 대회를 치르는 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은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있고 해마다 한 번씩 대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이번은 특별하다. US오픈 아닌가. 아는 사람들도 많고 편안한 고향에서 메이저가 열린다니. 정말,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북서부 태평양 연안 지역 출신의 탁월한 선수들이 많다. 당신을 포함해 프레드 커플스, 카일 스탠리 등. 그 이유가 뭘까. 그 지역의 어떤 점 때문에 뛰어난 골퍼들이 나오는 걸까.
개인적으로도 생각을 좀 해봤다. 한 가지는 기후가 온화해서 거의 1년 내내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이 내리기는 하지만 적설량이 많지는 않다. 겨울에도 대체로 4℃ 정도를 유지하고, 살이 에이도록 추운 날은 없다. 뿐만 아니라 북서부에서 자란 덕분에 연습의 효율성을 갖추게 됐다. 날이 늘 맑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은 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자랐다면 응석받이가 됐을 것이다. 좋은 날씨일 때가 90퍼센트이니 악천후 속에서 플레이할 일이 없지 않은가. 시애틀 인근에서 자라면 악천후에 대처해야 하고, 그건 사람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올해 US오픈은 고향에서 열리는데다 USGA에서 주관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 심할 것 같다. 전에도 USGA에서 주관하는 US아마추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 않나.
긴장되기는 하지만 신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US오픈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부담이 될 건 없다. US오픈은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까다로운 테스트 무대지만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우리 집에서 잠을 잘 거라서 굉장히 편안할 것이다.


체임버스베이는 스타일과 전략 면에서 어떻게 다른가.
아주 다르다. 진정한 링크스 코스고, 페스큐 잔디가 식재돼 있으며, 바닷바람이 분다는 점 등이 강점이다. 한 가지 미묘한 차이점은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링크스 코스에 비해 고저의 차이(20~25미터)가 크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피로를 느낄 테고, 그게 흥미로울 것이다. 코스의 상태, 잔디와 그린스피드를 어떻게 셋업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는 그린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좋아할 선수들도 많고 싫어할 선수들도 많을 것 같다.


메이저 우승을 위해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면 체임버스베이를 택하겠는가.
US오픈을 우승하기에 멋진 곳인 건 틀림없다. 내가 자란 곳이고, 뒷마당처럼 익숙한 곳이다. 참가하는 대회마다 우승하고 싶지만 거기서 우승한다면 더욱 특별할 것이다. 고향에서 우승하는 것처럼 신나는 일은 없다.



라이언 무어: 내가 확신하는 세 가지

아내를 행복하게 하면 인생이 행복해진다.
투어에 진출했을 때 스콧 버플랭크에게 훌륭한 조언을 들었다. 약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1번홀의 티박스에서 스콧을 오클라호마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나는 그가 원래 텍사스 출신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가 이렇게 말했다. “어디든 자네 부인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서 살게. 투어 선수들은 대회를 따라 계속 돌아다니는데, 아내가 사는 곳에 만족한다면 자네의 삶도 한결 편해질 거야.”

골프를 재미있게 즐겨라.
어려서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다. 아버지는 늘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내게 일깨워주려 했다. 좋아서 하는 플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도 골프가 너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린다. 재미있게, 즐기려 한다.

체임버스베이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만 잘해서는 US오픈에서 우승할 수 없다. 많은 부분에서 탁월함을 발휘해야 한다. 드라이버샷을 잘하고 그린 주변에서 창의적이어야 한다. 기존에 익숙했던 US오픈과는 사뭇 다른 대회가 될 것이다. 코스는 단단하고 빠른 상태가 될 수도 있지만, 궂은 날씨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우승을 차지할 것이다.우리는 겉치레 같은 걸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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