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대 코스의 덕목은 사회공헌이 기본

“골프가 인생의 전부다.” 유협 아나운서와 장붕익 서울시골프협회장의 공통된 대답이다. ‘골프가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 두 사람은 골프에 대한 열정이 크고 골프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유협 아나운서는 국내 1호 골프 아나운서이자 스마트 KU 골프 파빌리온 골프장의 CEO를 역임하고 최근 SBS 골프의 PGA 챔피언스 투어 중계를 전담하며 방송에 복귀다. 장붕익 회장은 2011년부터 5년째 서울시골프협회장을 맡으며 골프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나란히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국 10대 코스 선정위원이기도한 두 사람을 만나 좋은 골프장의 기준과 한국 골프 발전방안을 들어봤다.


2003년부터 2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한국 10대 코스가 올해로 일곱 번째 선정을 마쳤다. 한국 10대 코스 선정이 골프장 업계에 미친 영향 등을 어떻게 평가 할 수 있겠나.
유협: 한국 10대 코스에 선정됐던 곳은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정된 이후 얻는 효과를 골프장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속성을 갖겠다는 움직임이다. 선정이 안된 곳은 한국 10대 코스에 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골프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양질의 코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인정을 받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에서 하고 있는 일반인 설문조사와 코스 선정위원들의 평가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또한 코스 세계화에 모멘텀이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

장붕익: 한국 10대 코스는 골프장 측에서 볼 때는 굉장히 예민한 문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골프장 CEO가 오너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10개 안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 할 수밖에 없다. 골프장간 코스나 서비스 질 개선 등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기도 한다. 골프장은 다음 진입을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장붕익 회장은 신임 패널로 올해 처음 한국 10대 코스 선정에 참가했는데 소감은.
장붕익: 책임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 10대 코스를 선정하면서 누가 보더라도 ‘10대 코스다운 곳을 선정했구나’ 하도록 정성을 들였다. 또한 기존의 선정에 누가되지 않도록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꼼꼼히 채점했다.


패널로 처음 한국 10대 코스를 선정하면서 애착이 가거나 중점을 두고 점수를 매긴 기준이 있다면.
장붕익: 골프협회를 맡고 있다 보니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등을 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올해의 경우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가 다른 곳에 비해 변별력이 뛰어났다고 느꼈다. 그린이 말굽형에 가깝게 만들어 4개의 핀 포지션이 정확하다. 따라서 샷에 따라 그린이 어렵거나 쉬울 수 있다. 그린에서도 변별력이 돋보였다는 뜻이다. 샷밸류나 변별력에 후한 점수를 줬으며 각종 골프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가산점으로 작용했다.


좋은 골프장의 기준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유협: 골프장이 좋고 나쁘냐를 따지는 기준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먼저 경기적인 측면이다. 여기에는 공정성이나 샷의 가치, 다양성이 포함된다. 또한 이를 위해 코스 품질이나 잔디 상태, 주변 경관 등이 필요하다. 운영적인 측면을 봤을 때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들 수 있다. 즉 고객이 골프장에 방문했을 때 동선이나 서비스, 청결 등 기타 효율적인 관리를 말한다.

물론 여기에는 비용이 따른다. 이렇게 경기, 아름다움, 운영, 투자 등이 적절히 잘 맞아떨어져서 고객에게 쾌적함과 기쁨을 주는 곳이 명문이라 본다. 물론 코스 주변 환경이나 아름다움은 어느 정도 태생적인 면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스는 좀 다르다.

변별력을 잘 갖추면 골퍼에게 얼마든지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벌칙형과 전략형, 모험형의 코스가 잘 조합돼 단타자나 샷이 좌우로 휘는 골퍼, 프로 선수 등 모든 골퍼가 공략할 수 있고, 또 실패에 따른 벌칙도 따르도록 해야 한다. 그런 리듬감이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을 갖추려면 비용이 따르겠지만, 보다 발전된 코스를 만들려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선정 작업의 기준을 좀 더 까다롭고 세밀화해야 한다.

장붕익: 좋은 옷을 만들려면 좋은 옷감이 있어야 디자인을 하고 예쁘게 만들 수 있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좋은 터(입지 요건)가 있어야 좋은 코스도 만들어 진다. 그래야 아름다움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골프장 터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것이 실현된다면 이후에는 잘 만들고 운영해야 한다. 또한 더 좋아지기 위해 수정과 변화를 거쳐 골퍼들에게는 재미와 감동을, 그리고 다시 또 와보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한국 10대 코스 선정위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라운드 시 신경 쓰일 때도 있을 같은데.
유협: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나무 위치나 서비스 등 하나하나 꼼꼼히 체크하게 된다. 나무 하나를 보더라도 경기나 분위기를 고려한 것인지 등을 보게 된다. 그런 것에 신경 쓰게 되면 샷하는 것에 집중이 안 될 때가 많다. 하지만 한국 10대 코스 패널이라면 당연한 현상이다. 일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충분히 자부심을 느낀다.

장붕익: 미스코리아를 선발할 때 예쁜 사람을 뽑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부족한 것과 나쁜 점을 제외시키다 보면 결국 큰 흠이 없는 사람이 뽑힌다고 본다. 코스도 마찬가지다. 골프장의 안 좋은 면과 잘못된 점, 나쁜 기억 등을 생각하면서 하나씩 점검하게 된다. 또한 플레이할 때도 느낀점이나 코스 등을 살펴보고 체크한다. 어떻게 보면 시험감독관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라운스 중 메모를 할 때면 동반자들이 “10대 코스 선정위원 유세떠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요즘 신설 골프장의 코스나 운영 등에서 느낄 수 있는 트렌드는.
유협: 가격을 낮춰서 수익을 얻으려는 곳이 많다. 그러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가격은 결국 제살을 깎아먹는 것이다. 이제 가치로 승부를 할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오너의 의지가 필요하다. 골퍼도 비용이 더 들더라도 좋은 곳에서 골프하려는 욕심이 있어야 한다.

장붕익: 골프장 경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돈은 있고 도덕성에 문제 있는 사람들이 골프장 운영에 손을 대면서 잘못되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 골프장 사업도 기업경영 윤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10대 코스 선정을 하면서 느끼는 현실적인 애로점은 무엇인가.
유협: 못 가본 곳이 있다. 그런 곳은 채점을 못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 좀 더 많이 둘러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장붕익: 공감하는 대목이다. 단 기간 안에 채점해야 하는 관계로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골프장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때문에 좋았던 곳이 나빠질 수도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또 첫 번째와 두 번째 라운드의 느낌이 다를 수도 있다.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있어서 아쉬웠다.


한국 10대 코스가 갖춰야 할 덕목을 꼽는다면.
유협: 한국 10대 코스 중에는 폐쇄적인 곳도 있다. 그곳은 일반 골퍼들이 라운드 하기 힘든 곳이다. 그런 곳은 다른 방법으로 명 코스의 역할을 해야 한다. 유소년 지원이나 지역 소통 등으로 한국 10대 코스에 걸맞은 사회 공헌이 필요하다.

장붕익: 지역에 도움을 주는 곳이 한국 10대 코스에 들어와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꿈나무에게 장소를 제공하거나 프로들에게 일자리 제공 등이다.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10대 코스에 들어갈 정도라면 골프장 오너가 골프발전을 위해 공헌도 감수해야 한다. 대한골프협회에 회비를 내고 회비가 좋은 곳에 쓰여지도록 하는 것도 한 예다. 이제 그런 것도 한 번 재고해야 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국 10대 코스 선정의 보다 발전적인 조언을 한다면.
유협: 전문가나 세계 100대 골프장에 들었던 골프장 관계자를 초청해서 토론하는 등 미래의 골프문화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객관성을 점점 더해가야 한다. 때문에 패널들이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자리가 많아야 한다.

장붕익: 심사해야 하는 골프장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간을 충분히 줘서 심사위원들이 다시 한 번가서 체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다양하게 경험하는 데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는 10월 프레지던츠컵이 한국에서 열린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보는지.
유협: 한국에 세계적인 골프장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또한 성숙된 갤러리 문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갤러리를 맞아야 한다. 그리고 골프 선진국임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이 좋은 기회다. 국가에서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 골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버리는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

장붕익: 잘 돼야 하는 건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골프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골프에 관심을 갖지 않겠나. 골프 인구가 많이 유입되어야 골프가 산다. 그런데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대회를 통해 골프 꿈나무나 선수가 많이 늘어나야 한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골프에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유협 위원은 국내 골프 1호 아나운서, 골프장 CEO, 10대 코스 선정위원 등 골프계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각각의 업무가 다른데 어떤 차이나 매력이 있는가.
유협: 골프방송 하다가 골프장 CEO, 그리고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를 모두 경험하면서 많이 배웠다. 특히 골프장 건설 인허가 관련해서 규제의 벽이 많더라. 골프장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알았다.

또한 골프장 직원 등 모두가 힘들게 노력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우리가 낫다고 본다. 이미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을 떠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골프에 대한 애정이 많다. 그 이면에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스타 선수가 많으면 골프 산업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남자 선수들도 잘할 수 있도록 기업의 희생과 국가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붕익 위원은 서울시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데 서울시골프협회와의 인연과 협회의 주요행사는.
장붕익: 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당시 회장이었던 박영민 교수(고려대)의 임기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협회는 꿈나무를 키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임원들로 구성돼 기부에 의해 운영된다.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올해 처음으로 전국소년체전 종목에 골프가 포함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

이제 초중학교에도 골프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면 어릴 때 골프를 해봤던 친구들은 나중에 골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예전에는 서울시협회에 등록된 학생이 1,0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여명으로 줄었다. 골프의 경우 서울보다 지방의 여건이 더 좋기 때문이다.


골프 구력 및 베스트스코어는.
유협: 골프는 1985년부터 시작했고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다. 지금은 70타대 후반 80초반 정도 친다. 홀인원은 기흥과 김포에서 한 차례씩 두 번 해봤다. 당시 내가 진행하는 SBS <금요골프>에서 홀인원 기록자에게 기념품을 증정했는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내가 수상하는 웃지 못할 추억도 있다.

장붕익: 1988년에 골프에 입문해 베스트 스코어는 6언더파 66타다. 당시 파5 4개홀에서 모두 버디를 했던 기억이 난다. 홀인원은 행운이 많은 편으로 다섯 차례나 했다. 한 번은 내가 회장으로 있는 서울시골프협회가 주최한 장학기금마련 골프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부상으로 받은 골프세트를 기부한 경험도 있다.


나에게 있어 골프란.
유협: 나의 모든 것이다. 국내 1호 골프 아나운서로 시작해 골프장 CEO로 좋은 경험하고 다시 방송으로 돌아왔다. 또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국 10대 코스 패널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내 인생이 골프로 시작해서 골프를 끝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골프할 수 있도록 건강만 유지하면 좋겠다.

장붕익: 골프를 시작한 이후 어느 한 해도 골프를 덜한 적이 없다. 1년에 200일 정도를 플레이를 했다. 사업이 잘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골프를 즐길 정도로 골프가 인생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순위로 따지면 1번이 골프고 2번이 사업일 정도다. 그러다 보니 협회장까지 맡았다. 사실 협회장을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하는 사업이 한 9년 정도 내리막길이었는데 그래도 품위 유지하면서 협회 일을 꾸준히 했더니 사업도 잘되더라. 아마도 꿈나무 육성이나 좋은 일을 해서 그런 것 같다. 다 골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장붕익 Profile
생년월일: 1954년 1월19일
학력: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약력
서울특별시체육회 감사 역임
피에이치개발㈜ 회장
서울특별시골프협회 회장
엘리시안제주 운영위원장


유협 Profile
생년월일: 1955년 1월15일
학력: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스포츠학 박사
약력
전 SBS 아나운서팀 부국장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
전 스마트KU골프파빌리온 대표
SBS골프 챔피언스 투어 캐스터
경희대 체육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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