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인정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골프가 더 즐거울 수 있다.

일러스트: 홍혜련
도대체 왜 한국 골퍼들은 그 엄청난 압박감에도 흔들리지 않을까? 최경주, 박세리, 박인비… 언제나 침착하고 흔들림이 없지요. 이것은 강한 자신감과 자기애를 가져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절대적인 자기애, 골프백에 있어야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모든 나라에 이런 골퍼가 있진 않습니다. 2018년 라이더컵이 열리는 프랑스를 볼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인 파리와 각종 명품 브랜드, 그리고 에펠탑, 노트르담, 샹젤리제 거리가 있는 패션과 아름다움의 도시. 이러한 자부심 때문에 오만함으로도 알려진 프랑스. 이것을 나르시시즘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프랑스 선수를 인터뷰했을 때, 그들은 점수보다 스윙이 멋있었는지에 더 신경을 쓴다고 하더군요. 물론 모든 프랑스인이 나르시스트란 말은 아닙니다.

위 그림에서처럼 나르시스트란 거만하거나 자만심이 강한,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사실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에겐 특별한 증상도 아니지요. 그러나 골프에서는 바람직한 태도라 할 수 없습니다. 너무 비현실적이거나 지나친 기대는 실패와 실망이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골프라는 스포츠가 완벽을 기대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게임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무의식적으로라도 완벽하길 바란다면 분노와 절망이라는 실패가 기다릴 뿐.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한 두 홀을 넘긴다면 점수는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좋겠지요. 사실 나르시스트는 만족을 하지 못하고 붙잡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도 포기란 팬의 성원을 저버리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는 것이죠. 팬들의 박수가 없으면 곧바로 스스로 압박감에 빠져든답니다. 다른 스포츠처럼 골프도 선수들이 열망하는 특별한 사랑을 받을 수 있기에 나르시스트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르시시즘을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미스샷을 스스로 용서한다면, 다음 샷을 할 때 다시 집중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것은 진실된 자기애에서만 가능한 일이지요. 전에 세웠던 성공적인 경험을 떠올리고,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거울요법이란 방법을 사용해 천천히 자기애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치료의 힘이나 사랑의 힘은 참으로 깊고 오묘합니다. 한국인들의 자기애에 대한 비밀은 어렸을 때 받아온 조건 없는 부모님의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랑이 자신감을 키우고 잘못을 받아들여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원천이 되는 것이지요. 사실 제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선수들의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감과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 난 최고 같지는 않은데…”라고 고백한 우리의 Yin은 제대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바로 이것이 자기를 인정하는 첫 단계이고, 자기를 사랑할 수 있는 첫 관문인 것입니다. 반드시 최고여야 한다고 우기지 않는 것을 배운다면 조금 더 느긋하고 재미있게 발전하는 골프를 즐길 수 있답니다.


톰 페라로 Dr. Tom Ferraro
세계적인 스포츠 심리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다. 골프에 관한 깊이있는 지식과 이해로 세계 각국의 유명 프로선수들을 심리상담하고 있으며, 미국 골프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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