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타이틀 기간은 한정적이지만, 골프의 긍정적인 영향력만은 지속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 프로. 사진제공=Gabe Roux.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가 중단된 기간 동안 팬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선수들이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다. 일인칭시점 스토리.

이번 주는 6월 29일 만 30세 생일을 맞은 유소연(30) 프로의 이야기가 공유된다. 제목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다.

유소연은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의해 움직인다. 누구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려 아침부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조금 더 빨리 발을 딛게 하는 열정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성공에 기뻐한다. 스포츠, 사업, 엔터테인먼트 등 무엇을 하든 그들에게는 승리의 짜릿함이 성공의 잣대가 된다"고 오프닝을 열었다.

이어 유소연은 사람들을 이끄는 다양한 힘에 대해 언급한 뒤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어떤 사람에게는 경제적인 가치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특히 삶의 어느 시점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 말이다. 다시는 그런 공포와 고통을 경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이다."

"나는 많은 이들이 자기 자신보다 그들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려고 가치 있고 따뜻한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들은 선교 활동, 자원 봉사 활동, 가치 있는 자선 단체를 만들고 후원하는 등 불우한 사람들을 돌보는 데 끝없이 시간을 할애한다."

유소연은 "어렸을 때, 나는 무엇을 선택하든 세계 1위가 되고 싶은 의욕이 있었다"면서 "몇 년 동안, 나는 그 길이 어떤 것이 될지는 몰랐다. 서울에서 자라는 동안 부모님은 특정한 길을 정해주시지 않고 내가 모든 종류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나는 음악, 미술, 요리, 스포츠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나는 수영을 배우고, 노래하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연주했다. 부모님은 나와 동생이 무엇을 선택하든 격려하고 지지해 주셨다"고 말한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은 음악과 골프였다"는 유소연은 "선생님들은 우리 부모님에게 나와 여동생이 음악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재능과 성실함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바이올린을 배운 내 여동생 소명이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연주가 끝난 후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을 만한 수준에 올랐었다. 나 역시 괜찮은 수준이었지만 그 정도로 잘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 프로가 팬들에게 사인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Gabe Roux.

"또 내겐 골프가 있었다."

유소연은 "나는 학교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왜냐하면 체육 선생님이 우리가 퍼팅을 성공하거나 어프로치를 원에 넣는 것 같은 과제에 성공하면 햄버거를 사 주셨기 때문이었다. 나는 햄버거를 좋아했기 때문에 골프에 끌렸고, 그 과정에서 내가 골프를 꽤 잘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골프와 인연을 언급했다.

"골프와 음악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너무 많다. 둘 다 반복적인 동작을 강도 높게 훈련해야 한다. 둘 다 기술적인 숙달, 연속적인 움직임, 각각에 맞는 단계가 필요하다. 또한 예술성과 상상력은 물론 자신감과 확신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음악과 골프 둘 다 사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유소연은 그 선택의 실마리를 어머니로부터 얻었다. "어머니는 내가 경쟁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다. 골프 선생님과 음악 선생님이 모두 내 시간과 관심을 더 원한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 프로. 사진제공=Gabe Roux.

유소연이 골프를 선택한 이유는 음악보다 더 좋아서가 아니라 성공에 있어 주관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골프는 대회에 나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버디는 버디다. 하지만 음악에서는 내가 마음에 든 노래라도 옆에 있는 사람은 싫어할 수 있다. 음악에서 숙련도와 기술은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지만, 성공은 큰 행운과 좋은 타이밍 그리고 관객들의 예민한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골프는 그 반대다. 스코어보드에는 '평가'에 대한 부분이 없다. 당신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평론가도 없다"고 덧붙인다.

유소연은 "나는 10년 이상 프로 선수로서 골프를 하며 US여자오픈과 바로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을 포함해 5개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우승하고, LPGA 올해의 선수로 공동선정됐으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지금의 나는 골프 대회의 우승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그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나는 대회 때마다 우승에 집중한다. 매주 티오프할 때의 목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나는 5개의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고 싶고, 언젠가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 연습장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며 매일 다짐하는 목표이자 꿈이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것들이 중요할지라도 우승이 내 마음을 흔들지는 않는다. 지금은 다른 이에 대한 사랑만이 내 마음을 움직인다"고 강조한다.

유소연은 "트로피는 시간이 지나며 얼룩이 생긴다. 돈은 물질적인 안정만을 제공한다. 골프에서는 1주일만 우승자로 머물고, 1년만 디펜딩 챔피언이 된다. 그러나 내가 후원하는 마이어 푸드 뱅크나 호주 산불 구호, COVID-19 자선 단체,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봉사 활동같이 내게 다른 사람의 삶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해준 골프의 긍정적인 영향력만은 지속적이다"면서 "그것이 내게 힘을 주고, 영감을 일깨우며, 계속해서 움직이게 한다"고 말한다.

유소연은 "어머니께서 내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주시고, 내 선택을 허락해주신 것에 무척 감사하다. 만약 모험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자신감을 지금처럼 가졌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봉사의 방식들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부모님은 동생과 나에게 모든 것을 주셨다. 그러나 부모님은 내 모든 인생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크고 작은 방식으로 사랑을 주셨고 지지해 주셨으며 사심 없이 베푸셨다"고 얘기한다.

유소연은 "부모님의 방식이 나의 방식이다. 그것이 오늘날 나를 움직이게 한다"는 말로 자신의 스토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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