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원스 더 매치'에서 맞붙은 필 미켈슨과 타이거 우즈.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메이웨더 vs 맥그리거는 아니지만, 이긴 쪽에게 총상금 900만달러(약 101억원)를 몰아주는 '세기의 대결' 타이거 우즈(43)와 필 미켈슨(48·이상 미국)의 일대일 매치 플레이 맞대결 승자는 18개 홀에서 결정짓지 못하고 연장 네 번째 홀에서 확정됐다.

한국시간기준 24일 오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섀도 크리크 골프 코스에서 열린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에서 혈투를 벌인 '필생의 라이벌' 우즈와 미켈슨은 경기 내내 막상막하로 홀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고, 전체 흐름을 주도했던 미켈슨이 22번째 홀에서 우즈를 따돌리고 '영원한 2인자' 꼬리표를 뗐다.

초반부터 필 미켈슨이 기선을 제압했다. 영화배우 사무엘 잭슨(미국)의 소개로 시작된 1번홀(파4). 타이거 우즈와 미켈슨은 대회 상금 외에도 사비를 털어 각 홀마다 버디, 니어리스트, 롱기스트 등 다양한 내기를 추가로 진행했다. 20만달러가 걸린 첫 홀에선 미켈슨이 버디에 실패해 파를 기록하면서 번외 상금이 우즈에게 넘어갔다.

이번 캐피털 원스 더 매치는 투어 일반 대회와 달리 선수와 캐디(타이거 우즈와 그의 캐디 조 라카바, 필 미켈슨과 캐디백을 멘 팀 미켈슨) 4명 모두 마이크를 착용했다. 또 드론 카메라 등 다양한 기술, 각 홀마다 바뀌는 승률 등 색다른 요소가 접목됐다.

430야드 2번홀(파4)에서 짧은 퍼트를 놓친 타이거 우즈와 달리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인 미켈슨이 첫 버디를 낚으며 앞서 나갔다. 3번홀(파4)에서 나란히 비긴 둘은 564야드 4번홀(파5)로 이동했다. 세 번째 샷을 핀에 바짝 붙이고도 짧은 퍼트를 다시 놓친 우즈.

니어리스트 10만달러가 걸린 5번홀(파3). 버디 기회를 잡은 미켈슨의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추면서 1홀 차를 유지했다. 6번홀(파4)에서 다시 숏퍼트를 놓친 타이거 우즈는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역력했다.

557야드 파5홀인 7번홀. 미켈슨이 3번 우드로 보낸 공이 우측 벙커로 빠졌고, 기회를 잡은 우즈가 올스퀘어를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니어리스트 20만달러가 걸린 8번홀(파3). 티샷을 더 가까이 붙인 미켈슨이 내기 상금과 이 홀을 따내면서 다시 한 홀 리드를 잡았다. 전반 9개 홀이 끝났을 때 미켈슨이 1UP.

이글에 20만달러가 걸린 11번홀(파4). 버디를 잡은 우즈가 동률을 이뤘고, 기세를 몰아 12번홀(파4)까지 따내면서 처음으로 한 홀을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즈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30만달러 니어리스트가 걸린 13번홀(파3)에서 미켈슨이 완벽한 플레이로 홀을 따내면서 다시 올스퀘어가 됐다. 이후 15번홀(파4)에서 미켈슨이 다시 한 홀을 앞섰고, 이어 626야드 파5홀인 16번홀에서 기회를 잡은 우즈의 클러치 퍼트가 홀을 살짝 외면하면서 비겼다. '쇼트게임의 마술사' 미켈슨은 개울을 넘긴 벙커샷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섀도 크리크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인 158야드 17번홀(파3). 프린지에서 때린 우즈의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이날 처음으로 우즈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볼 수 있었다. 한동안 우즈에게 흐름이 넘어가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올스퀘어로 티잉그라운드에 선 18번홀(파5. 500야드)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첫 홀. 타이거 우즈는 티샷을 페어웨이 러프로 보냈고, 236야드 거리에서 어프로치샷을 남겼다. 페어웨이를 지킨 필 미켈슨. 그러나 우즈가 레이업한 공이 핀에서 100야드 거리를 남긴 반면, 미켈슨은 그린사이드 벙커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버디 기회를 잡은 우즈가 퍼트를 놓치자 미켈슨에게 통큰 컨시드를 건네면서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로 이어졌다.

어둠이 내린 코스. 연장 두 번째 홀부터는 18번홀에 별도로 조성된 93야드 티잉그라운드에서 시작하는 파3홀로 진행됐다. 20번째 홀에서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미켈슨의 퍼트가 홀에 살짝 미치지 못하자, 이번에는 미켈슨이 우즈에게 컨시드로 화답했다. 다시 위기에서 탈출한 타이거 우즈. 
이후 22번째 홀에서 그린을 놓친 우즈와 달리 약 1.8m 거리를 남겨둔 마켈슨. 우즈의 칩샷이 홀에 들어가지 않는 장면을 지켜본 미켈슨은 차분하게 퍼팅으로 명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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