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가 PGA 투어 '더 CJ컵 나인브릿지'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한국 땅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대회인 2018 더CJ컵 나인브릿지(총상금 950만달러)의 주인공은 화끈한 장타력이 돋보이는 브룩스 켑카(미국)였다.

PGA 투어 2017-2018시즌 메이저 2승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휩쓴 켑카가 새 시즌 첫 우승을 거두면서 생애 첫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더CJ컵 마지막 날.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브룩스 켑카(세계3위)는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 2개를 엮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2018-2019시즌 데뷔전에서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켑카는 이날 9타를 줄인 게리 우들랜드(미국)를 4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새로운 1인자 등극을 자축했다. 현재 세계 1위인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고,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세계 1위가 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던 저스틴 토머스(미국) 역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뒤 제주로 와서 CJ컵 우승과 동시에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브룩스 켑카는 2015년 피닉스오픈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뒤 지난해 US오픈에서 메이저 첫 정상을 차지했고, 올해 US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또 PGA 챔피언십에서 지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이번 제주 CJ컵은 켑카의 PGA 투어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다.

켑카는 메이저나 특급 대회 못지 않은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 상금 171만달러(약 19억3,657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 출전한 11개 대회에서 메이저대회 2승(US오픈, PGA챔피언십) 등 상금이 많은 대회에서만 3승을 따냈다.

우승 인터뷰에서 그는 "바라던 대로, 우승으로 세계 1위가 되어서 너무 기쁘다"면서 "6년 전 스위스에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을 때 세계1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브룩스 켑카는 전반에 1타를 줄이는게 그치면서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유독 게리 우들랜드의 기세가 무서웠다. 전반에만 6타를 줄여 켑카와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
그러나 후반 들어 켑카에게 승기가 기울었다. 우들랜드가 그린을 놓쳐 보기를 적은 10번홀(파4)에서 4m 버디로 2타차로 앞섰다. 우들랜드가 12번(파5), 13번홀(파3) 연속 버디로 쫓아오자 같은 홀에서 버디로 응수하며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어 15번, 16번홀(이상 파4)에서 우들랜드가 또 줄버디를 잡아내자 켑카는 15번홀에서 5m 버디를 넣었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16번홀. 그린을 놓친 켑카는 25야드 밖 러프에서 웨지로 친 볼을 그린에 살포시 떨어뜨린 뒤 그대로 홀에 집어넣은 칩샷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도중 늘 순위표를 확인한다고 밝힌 켑카는 "우들랜드와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걸 알았지만 내가 끌려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면서 " 15번과 16번홀 버디가 승부를 결정지었고, 특히 16번홀 칩샷 버디가 결정타"라고 말했다.

같은 조에서 동반 경기한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시간을 지체한 마지막 홀(파5)에서도 켑카는 3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는 화려한 팬 서비스로 우승을 자축했다.

지난해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저스틴 토머스는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6위(5언더파 283타)에 머물렀다.


한편 더CJ컵 최종라운드는 화창한 날씨에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마저 잠잠해지면서 화끈한 ‘버디쇼’가 여기저기 펼쳐졌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준우승(17언더파 272타)에 만족한 게리 우들랜드는 버디 11개를 쓸어담는 등 9타를 줄였다. 라이언 파머(미국)는 7개홀 연속 버디를 비롯해 10개의 버디를 골라내 코스레코드(10언더파 62타)를 갈아치우며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전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은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잡아내며 9타를 줄여 공동 10위(10언더파 278타)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또 다른 공동 10위인 애덤 해드윈(캐나다)도 8언더파 64타를 때렸다.

반면 첫날 선전했던 한국 선수들의 최종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라운드 공동 2위였던 김시우(23)는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3위(7언더파 281타)를 기록,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PGA 웹닷컴투어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 트로피를 차지한 임성재(20)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1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맹동섭(31) 역시 공동 41위에 오르며 국내파 7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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