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경기를 마친 후 눈물을 흘리는 강수연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0대에는 '필드의 패션 모델'로 불리며 한국 여자골프 '황금세대'를 보낸 강수연(42)이 7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 국내 은퇴식을 치렀다.

강수연은 이번 대회 첫날 공동 6위에 오르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했으나, 2, 3라운드에서 타수를 잃어 최종합계 7오버파 223타로 KLPGA 투어 마지막 무대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파퍼트를 넣고선 그린을 벗어날 때만 하더라도 환한 미소를 짓던 강수연은 캐디백을 멘 남동생에게 볼을 건네주더니 바로 눈물을 쏟아냈다.

강수연은 경기 직후 블루헤런 골프클럽 연습그린에서 진행된 은퇴식에 참가해 후배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은퇴 소감을 전했다. "시원할 줄만 알았는데, 마지막 홀을 마치고 나니 지금까지의 골프 인생이 생각나면서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 섭섭한 감정도 적지 않았나 보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를 거쳐 1997년 KLPGA 투어에 화려하게 입성한 강수연은 한 차례 상금왕(2001년)과 평균타수 1위 3연패(2000∼2001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여자골프 투어 최고 선수를 거쳤다. 아마추어 시절 1승을 포함해 KL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둔 강수연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1승을 거뒀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도 3차례 우승했다.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는 총 474개 대회다.

강수연은 "이렇게 오래도록 선수로 뛰리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서른 살쯤 은퇴해서 결혼하고 평범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이제는 골프와 결혼한 꼴이 됐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우승한 강수연은 "한국에서는 초대 대회부터 3연패를 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가장 뇌리에 남는다"면서 "부상과 슬럼프 등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하나도 지우고 싶지 않다. 행복한 기억만 있다면 내 골프 인생이 이렇게 풍요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현재 주 무대로 뛰고 있는 JLPGA 투어 후지쯔 레이디스(10월 12일 개막)에서 현역 은퇴 경기를 한 뒤에 더는 프로 대회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강수연은 은퇴 후 후배 선수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골프 교습가로 제2의 인생을 열게 된 강수연은 "요즘에 골프를 일찍 그만두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필드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다들 열심히 해서 나보다 오래 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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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과 기념촬영하는 강수연. 사진제공=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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