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지아 홀이 아버지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신인왕 후보 1순위 고진영 프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조지아 홀(22.잉글랜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경쟁의 불씨를 살리며 남은 시즌 고진영(23)과 접전을 예고했다.

1996년 4월 12일생인 조지아 홀은 태생부터 골퍼로서의 길을 걸을 운명이었다.

영국 랭커셔주 로열 리덤 & 세인트 앤스에서 열린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딸 조지아 홀의 골프백을 메고 코스를 누빈 캐디는 바로 그의 아버지 웨인 홀이다. 웨인은 딸이 태어난 그 해 마스터스에서 잉글랜드의 닉 팔도가 우승한 것을 기념해 딸의 이름을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의 주 명칭인 '조지아'로 지었다. 그로부터 22년이 지나 이들 부녀가 '메이저 우승'을 합작한 것.

2014년 프로로 전향해 유럽여자골프투어(LET)에서 뛰었던 조지아 홀은 유럽 무대 강자 자리를 내려놓고 이번 시즌 LPGA 투어에 신인으로 첫발을 디뎠다. 조지아 홀은 미국 골프채널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고진영과 함께 2018시즌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고진영보다 1살 어린 홀은 지난해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김인경과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대결을 벌인 끝에 3위를 차지하는 등 2017시즌 두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올랐다(에비앙 챔피언십 10위). 또 미국과 유럽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2승을 거둔 것도 홀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이유였다.

고진영이 LPGA 투어 공식 데뷔전으로 치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출전한 대회에서 3연속 톱10을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은 것과 달리, 홀은 이번 우승 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앞서 14개 대회에서 최고 순위는 7월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 공동 7위로, 유일한 톱10이었다. 고진영이 브리티시 여자오픈 직전까지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면, 조지아 홀은 컷 탈락도 4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둘의 격차를 극적으로 줄이는 전환점이 됐다. 고진영은 LPGA 비회원으로 출전한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박인비와 우승을 다투다 준우승한 경험이 있고, 조지아 홀 역시 지난해 3위를 기록한 선수라, 이번 대회 우승 후보 물망에 올랐다. 고진영이 이번 대회 첫날 4타를 잃은 데 이어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면서 올 시즌 처음 컷 탈락한 반면, 조지아 홀은 나흘 연속 60대 타수(67-68-69-67)를 적으며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한 지난 2년간 LPGA 투어 신인왕이었던 전인지와 박성현이 모두 데뷔 첫해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도 조지아 홀에게는 호재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14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잉글랜드에 안긴 조지아 홀은 LPGA 투어 신인상 포인트 300점을 추가, 576점으로 신인상 부문 2위로 올라서며 선두인 고진영(889점)과 격차를 좁혔다. 또한 상금 부문에서도 69위에서 15위 근처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홀이 남은 시즌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또는 일반 투어 대회 2승을 해야 300점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고진영과 격차가 큰 편이지만, 고진영으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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