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디오픈 행사에 참석했던 피터 톰슨(좌)과 아놀드 파머.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남자 메이저 골프대회 브리티시오픈(이하 디오픈)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컵 클라레 저그를 들어올렸던 ‘호주 골프의 전설’ 피터 톰슨이 89세 일기로 타계했다.

미국 골프 매체와 호주 현지 언론들은 “파킨슨병으로 4년간 투병했던 피터 톰슨이 20일(현지시간) 오전 호주 멜버른 자택에서 만 89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영면했다”고 보도했다.

1929년 8월 23일 멜버른 근교 브룬스윅에서 태어난 톰슨은 '디오픈의 사나이'로 유명하다. 톰슨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거둔 6번의 우승 가운데 5승을 디오픈에서 따냈기 때문이다.

1954년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첫 우승한 그는 이듬해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 그리고 1956년 로열 리버풀에서 3년 연속 디오픈 정상에 올라 세계적 골프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1957년 준우승을 차지한 톰슨은 1958년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에서 또 한번 디오픈을 제패했고, 7년 뒤인 1965년 로열 버크데일에서 다시 열린 이 대회에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톰 왓슨(미국)과 함께 디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피터 톰슨은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이 등장하기 전에는 호주 골프의 간판이었다. 톰슨은 디오픈에서 준우승도 3차례 기록했다. 한마디로, 디오픈에서 만큼은 이른바 '빅3'로 불렸던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를 압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프로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톰슨은 1956년 PGA 투어 텍사스 인터내셔널 오픈을 제패하기도 하는 등 호주는 물론, 유럽, 아시아,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프로 골프 대회 우승 트로피가 무려 84개에 이른다.

피터 톰슨은 특히 PGA 시니어투어인 챔피언스투어에서 1985년 한 해에만 9승을 올리는 등 통산 11승을 따냈다. 시니어투어 시즌 9승은 지금까지도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또 톰슨은 1979년 영국 기사 작위(CBE)를 받은 데 이어 1988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톰슨은 연습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고 머리로 골프를 쳤다고 전해진다. 수학적 계산과 판단, 그리고 단순하고 명쾌한 스윙으로 코스를 공략했다는 것.

아울러 톰슨은 1962년부터 1994년까지 32년간 호주 프로골프 회장을 맡아 호주를 세계 골프 강국으로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지질학에 조예가 있었던 그는 골프 코스 설계와 시공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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