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트우드, US오픈 18홀 최소타로 준우승…안병훈은 아쉬운 마무리

2017년(좌)와 2018년(우) US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브룩스 켑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올해 제118회 US오픈(총상금 1,200만달러) 골프대회는 논란의 연속이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이번 대회에선 거센 강풍과 혹독한 코스 세팅으로 두 자릿수 오버파가 속출하면서 타이거 우즈(미국),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등 걸출한 월드스타들이 줄줄이 컷 탈락하고 일찌감치 집으로 갔다.

3라운드에서는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이 고의로 움직이는 공을 퍼터로 치는 규정 위반을 저질러 구설에 오르며 전 세계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흘 동안을 잘 버텨온 선수들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7,421야드)에서 US오픈 마지막 결전을 치렀다. 그 결과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인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28.미국)가 최종합계 1오버파 281타를 기록,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16만달러(약 23억7,000만원).

켑카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또한 US오픈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켑카가 7번째로, 2차 세계대전 후로는 ‘위대한 전설’ 벤 호건(1950∼1951년), 그리고 올해 US오픈 해설을 맡기도 한 커티스 스트레인지(1988∼1989년)에 이어 세 번째다.

브룩스 켑카는 1년 전 US오픈을 통해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출신의 켑카는 미국 선수이면서도 유럽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2년 프로 데뷔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오픈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컷 탈락한 후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활약했다. 이듬해 유럽 챌린지 투어에서 세 차례 우승을 한 켑카는 유럽 투어 카드를 얻었고 2013년 스코티시오픈에서 유럽 투어 무대에 데뷔했다. 2014년 11월 터키에서 열린 유럽투어 터키항공 오픈에서 유럽의 강호 이언 폴터(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기도 했다.

브룩스 켑카는 초청 선수로 출전한 PGA 투어 대회에서 여러 번 상위권에 입상한 덕에 수월하게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고, 2015년 2월 피닉스오픈에서 미국 무대 첫 우승을 거두며 '금의환향'했다. 작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에서 US오픈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켑카는 ‘US오픈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PGA 투어 3승 중 2회가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나온 것.

브룩스 켑카는 절친한 친구 사이인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대니얼 버거,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와 공동 선두에서 4라운드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최종 라운드 동반 플레이어가 세계랭킹 1위이자 2016년 US오픈 우승자 존슨이었다.

켑카는 지난해 US오픈 우승 인터뷰에서 "2016년 존슨이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이 자리에서 서게 돼 믿기지 않는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힌 바 있었다. 존슨에게 자극을 받은 켑카는 US오픈 무대에서만은 존슨을 뛰어넘어 2연패 달성에 성공한 셈이다.

이날 2번(파3)과 3번홀(파4) 연속 버디로 기선을 제압한 켑카는 5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60cm 이내 떨어뜨려 추가 버디를 잡았다. 6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었지만, 존슨을 1타 차로 따돌린 상태에서 전반을 마쳤다.

켑카는 10번홀(파4) 버디를 11번홀(파3) 보기로 맞바꾼 뒤 16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트를 넣으며 막판 기세를 끌어 올렸다.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관람석 벽에 부딪힌 뒤 홀에서 25m 거리에 있는 그린 뒤쪽에 떨어져 마지막 위기를 맞았으나 보기로 막아내 정상으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유럽 투어에서는 4승을 거뒀지만, 아직 PGA 투어 우승이 없는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최종합계 2오버파 282타를 기록, 켑카에 1타 뒤진 단독 2위를 차지했다. 1년 전 이 대회에서는 단독 4위였다.

특히 플리트우드는 올해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 63타 맹타를 휘두르며 US오픈 한 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파4홀 4개로 연결된 12~15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전을 벌였다. 18번홀에서 약 2.5m 버디 퍼트를 넣었더라면 US오픈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고 공동 선두에 올라 연장전 기회까지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1계단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US오픈 한 라운드에서 63타를 때린 선수는 조니 밀러(1973년), 잭 니클라우스(1980년), 톰 바이스코프(1980년), 비제이 싱(2003년), 저스틴 토머스(2017년)에 이어 플리트우드가 6번째다. 이들 중 그해 우승한 선수는 밀러, 니클라우스다.

2, 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렸던 더스틴 존슨은 18번홀을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이븐파 70타를 적어냈고, 단독 3위(3오버파 283타)에 올랐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패트릭 리드(미국)가 최종합계 4오버파 284타로 단독 4위를 차지했고, 장타자 토니 피나우(미국)가 단독 5위(5오버파)에 자리했다.

첫날 공동 6위로 선전했던 안병훈(27)은 26오버파 306타로 최하위인 67위에 그쳤다. 안병훈은 3라운드에서 11타를 잃으면서 경쟁에서 밀려났고, 이날도 8오버파 78타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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