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슨 디셈보는 우승

안병훈이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준우승했다. 사진제공=CJ그룹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결과는 아쉽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준 대회입니다."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대회답게, 세계랭킹 1, 2위 저스틴 토머스와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은 물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등 현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급 선수 대부분이 출전한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890만달러)에서 '빅벤(Big Ben)' 안병훈(27)이 연장전까지 가는 선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했다.

4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 7,392야드)에서 열린 2018시즌 PGA 투어 31번째 대회인 메모리얼 토너먼트 마지막 날. 한국 남자골퍼 중 '넘버2'를 달리고 있는 안병훈은 4라운드 초반에 보기 2개를 기록했지만, 이후 버디 5개를 추가해 3언더파 69타로 선전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을 거둔 안병훈은 '괴짜 골퍼' 혹은 '골프 과학자'로 평가가 엇갈리는 브라이슨 디셈보, PGA 투어 3승째를 노린 카일 스탠리(미국)와 동률을 이뤘고, 안병훈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디셈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2015년 유럽프로골프투어의 메이저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그해 신인상을 받은 안병훈은 PGA 투어에서는 아직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6년 취리히 클래식과 이번 대회 연장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54홀 선두였던 디셈보에 2타 차 단독 5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안병훈은 초반 1번홀(파4)과 4번홀(파3)에서 나온 보기로 공동 7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5, 6번홀 연속 버디로 잃은 타수를 만회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8번홀(파3) 버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타수를 지키다가 15번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였다. 또 17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홀 70㎝에 붙여 버디로 연결하며 선두 디셈보를 1타 차로 압박했다.

안병훈은 18번홀(파4)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좌측으로 살짝 흐르는 바람에 공동 선두로 올라서지 못한 채 15언더파로 먼저 홀아웃하고 기다렸다. 이어 챔피언조에서 공동 1위를 달리던 디셈보와 스탠리가 마지막 홀에서 나란히 보기를 써내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안병훈과 디셈보는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나란히 파를 적어내 보기에 그친 스탠리를 따돌렸다. 같은 홀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안병훈은 두 번째 샷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린 너머 갤러리들이 모인 쪽으로 공이 날아갔다.
다행히 휠체어 등을 위해 잔디 위에 별도로 설치한 시설물의 턱에 공이 걸려 있어 벌타 없이 드롭했고, 절묘한 웨지샷으로 공을 홀에 가까이 붙여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디셈보가 3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안병훈의 첫 우승은 결국 미뤄졌다. 안병훈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샷을 날렸지만, 디셈보가 조금 더 잘한 셈이다. 디셈보는 지난해 7월 존디어 클래식에 이어 PGA 투어 통산 2승째를 거뒀다.

안병훈은 이날 4라운드에서 그린을 단 한 차례만 놓치는 날카로운 샷을 구사하는 등 이번 메모리얼 토너먼트 라운드당 평균 그린 적중률은 83.33%(60/72)로 1위에 올랐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평균 82.14%(46/56)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다만, 그린 적중 시 버디 수는 1라운드 때 1.455개였으나 4라운드에서 1.882개로 늘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5차례나 우승한 타이거 우즈는 갑작스러운 퍼팅 난조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날보다 16계단 밀린 공동 23위(9언더파 279타)로 마쳤다.

공동 7위로 출발한 우즈는 4라운드 전반에 보기 없이 2타를 줄여 기대감을 높였으나 10번홀(파4)에서 1m 이내 짧은 파퍼트를 놓친 이후 기세가 꺾였다. 11번홀(파5) 버디로 만회했지만, 13번(파4),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추가했다.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더스틴 존슨, 4타를 줄인 저스틴 토머스, 3타를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나란히 공동 8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우즈와 최종라운드 같은 조에서 경기한 김민휘(26)는 1타를 잃어 김시우 등과 공동 29위(8언더파 280타)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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