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JTBC LA오픈 준우승

박인비.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1988년 7월생. 한국 나이로 서른을 넘긴 '골프여제' 박인비는 골프 선수로서 꿈꿀 수 있는 대부분의 목표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현역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로 평가 받는다.

2013년 4월 생애 첫 세계랭킹 1위 등극과 여러 차례의 재탈환, 2015년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으로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고, 2016년 LPGA 및 세계 명예의 전당 입회, 연이어 116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남녀를 통틀어 세계 최초의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 밖에도 2013년 메이저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 2013~2013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3년 연속 우승, 2017년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 한국 선수 최다 메이저 우승(19승) 기록 보유 등.

그러나 지난 2~3년간 박인비는 크고 작은 부상 속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무섭게 상승세를 탄 박인비가 2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오픈에서 공동 2위를 기록, 2년 6개월여 만에 세계랭킹 1위 복귀를 바라보게 됐다.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총 92주간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있다가 내려온 박인비는 그해 11월 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후 한동안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2016시즌 LPGA 투어 개막전으로 치러진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허리 부상으로 7오버파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한 뒤 기권했다. 허리 부상이 나아지자, 손가락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근 인대가 늘어나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박인비는 짧은 휴식과 치료 후 복귀했으나 통증이 계속되면서 잇따른 기권과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부상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졌던 박인비의 리우올림픽 출전은 무모한 도전처럼 비쳐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인비의 출전 여부를 놓고, 온 국민이 설왕설래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강심장 박인비는 신중한 고민 끝에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고, 부상 투혼에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감동의 대반전을 이뤄냈다.

이후 시즌을 접고 손가락 치료에 전념했던 박인비는 이듬해인 2017년 3월 HSBC 챔피언스에서 무려 16개월 만에 통산 18번째 우승을 추가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위해 마련한 숙소에서 넘어져 다시 허리를 다쳤고, 통증이 계속되면서 긴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 들어 박인비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시즌 첫 승을 따냈고, 예상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정상에 오르며 '여제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린 박인비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준우승, 롯데 챔피언십 3위, 이번 LA오픈 준우승까지, 비록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또다시 아깝게 놓쳤으나 거의 매 대회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그리고 마침내 펑샨샨(중국)을 끌어내리고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박인비는 2018시즌 LPGA 투어에서 상금과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레이스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공동 2위 상금 12만105달러를 포함해 박인비는 올해 상금 70만7,089달러를 벌어, 53만3,701달러로 2위인 모리야 주타누간(태국)을 월등히 앞섰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75점을 획득해 2위 페르닐라 린드베리(61점)를 따돌렸고, 이번 시즌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연말 100만달러의 보너스는 주는 CME 글로브에서는 1,458점을 받아, 2위 모리야 주타누간(1,179점)을 앞섰다.

이런 박인비의 기세는 한동안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메이저 3승을 포함해 6승을 수확하며 개인 최고의 시즌이었던 2013년이나, 3승을 올린 2014년, 5승을 거둔 2015년에 이어 올해도 LPGA 투어 '대세'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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