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두 홀 연속 보기가 아쉽다"

박인비.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마지막 두 개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한 게 아쉬워요."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세계랭킹 1위 복귀를 눈앞에 두었던 박인비(30·KB금융)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시즌 여덟 번째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평소 '골프여제'의 모습과 다르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12~15일(한국시간) 나흘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펼쳐진 롯데 챔피언십. 박인비는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바꿔 이븐파 72타를 적었다.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인 박인비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우승자 브룩 헨더슨(21·캐나다)에게 5타 뒤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과 이달 초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 등 최근 상승세에 올라탄 박인비는 롯데 챔피언십 첫날 공동 5위로 출발한 뒤 2라운드 공동 4위, 3라운드 공동 3위로 사흘 연속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더욱이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헨더슨과 간격을 2타차로 좁히면서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세계랭킹 3위인 박인비가 롯데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통산 20승을 하면, 다른 선수들의 성적과 무관하게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다만, 박인비가 2위를 할 경우, 현재 세계랭킹 1위인 펑샨샨(중국)이 3명의 공동 3위 이하의 성적을 내면 박인비가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4라운드 15번홀(파4) 버디로 중간 성적 9언더파가 된 박인비는 단독 2위에서 1타차로 헨더슨을 압박하며 역전 우승까지 바라봤다. 세계 1위 탈환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헨더슨이 14번(파5)과 16번(파3)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낚아 3타차로 달아났고, 바로 앞 조의 박인비는 17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4타차가 되면서 우승자가 결정됐다.

최종라운드에서 무려 5타를 줄인 아자하라 무노즈(스페인)는 일찌감치 8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친 상황이었다. 박인비와 동반 플레이를 한 펑샨샨은 17번홀까지 공동 5위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박인비가 18번홀(파4)에서 파로 마치면 공동 2위로 세계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박인비는 18번홀(파4)에서도 비교적 짧은 파 퍼트를 넣지 못해 준우승을 놓쳤고, 반대로 펑샨샨은 마지막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박인비와 나란히 공동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역시 공동 3위로 동률을 이뤘다.
작년 11월부터 22주간 세계 1위를 지켜온 펑샨샨은 16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도 그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박인비는 대회 종료 후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경기 내용이 안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에 연속 보기를 한 점은 아쉬웠다"며 "둘 다 1m 안팎의 짧은 퍼트였는데, 최종라운드에서만 이런 퍼트를 서너 번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롯데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을 힘들게 한 바람에 대해 박인비는 "마지막 날 어느 정도 불기는 했지만, 하와이에서 이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며 "바람도 비교적 평범했던 점을 고려하면, 결과가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우승한 헨더슨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특히 쇼트게임이 좋았는데, 최종라운드 때처럼 퍼트가 잘 된다면 헨더슨을 이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칭찬했다.

2015년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따낸 이후 매년 우승 소식을 전하고 있는 브룩 헨더슨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6승째를 거뒀다. 롯데 챔피언십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도 차지했다.

박인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시즌 1승의 지은희(32·한화큐셀)와 소속사 대회에 초청 출전한 '국내파' 김지현2(27·롯데)가 나흘 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11위로 선전했다.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 이정은6(22)는 공동 16위(2언더파 286타)로 마무리가 좋았다.

유소연(28·메디힐)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23위에 자리했고, 박성현(25·KEB하나금융)은 6오버파 294타로 공동 61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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