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와 재미교포 덕 김이 마스터스 골프대회 3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올해 첫 메이저 남자 골프대회인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 선수인 김시우(23)가 '무빙 데이'에 큰 폭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시우, 마스터스 톱10을 향해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명인 열전' 마스터스 셋째 날. 보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선보인 김시우는 4개의 버디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1·2라운드에서 잃은 타수를 모두 만회하며 3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쳤다.

첫날 3오버파 공동 55위로 출발한 뒤 둘째 날 공동 40위로 올라서며 마스터스 골프대회 처음 컷을 통과한 김시우는 이날 선전에 힘입어 19계단 도약한 공동 21위에 랭크됐다. 중간합계 이븐파 216타.

김시우는 이날 마쓰야마 히데키, 고다이라 사토시(이상 일본)와 동률을 이뤄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앞섰다. 중국의 대표주자 리 하오통은 1오버파 217타 단독 29위에 자리했다.

2016년 8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으로 지난해 처음 오거스타 내셔널을 밟은 김시우는 그러나 1년 전에는 이틀 동안 156타(75-81)를 적어내 6타 차로 컷 탈락했다. 이후 그는 작년 5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2승을 거두면서 다시 마스터스 무대를 밟았다.

5개의 벙커로 둘러싸여 있는 7번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은 김시우는 9번홀(파4)에서도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전반에 2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마스터스 '아멘 코너'의 마지막 홀인 13번홀(파5)에서 2라운드에 이어 이틀 연속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 파5홀인 15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남자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47)이 유일하지만,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최경주(48)다.

2015년부터 4년간 마스터스에 나오지 못한 최경주는, 2004년 이 대회에서 단독 3위,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로 총 세 차례 톱10에 입상했다. 2004년 당시 우승은 필 미켈슨(미국), 준우승은 어니 엘스(남아공)이 차지했었다.


덕 김, 올해 마스터스 세 번째 이글

재미교포 아마추어 덕 김(22·영문은 Doug Ghim)은 3라운드에서 순위는 다소 밀렸지만, 올해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세 번째 이글을 터뜨리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마스터스 컷 통과에 성공한 덕 김은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6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전날 김시우, 타이거 우즈(미국) 등과 공동 40위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던 덕 김은 이날 공동 47위(합계 6오버파 222타)에 자리했다.

작년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준우승으로 마스터스 자동 출전권을 받은 덕 김은 대회 첫날 13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 2개의 이글을 뽑아낸 데 이어 3라운드 13번홀에서 다시 이글을 추가했다. 205야드를 남기고 5번 아이언을 잡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을 홀 9m에 떨어뜨린 뒤 먼 거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올해 마스터스 대회 사흘 동안 총 20개 이글이 나왔는데, 3차례 이글을 한 선수는 덕 김이 유일하다. 14언더파로 단독 선두인 패트릭 리드(미국)와 8언더파 4위 존 람(스페인)이 2개씩 기록했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나온 텍사스주립대에 재학 중인 덕 김은 미국대학스포츠협의회(NCAA) 빅12 콘퍼런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한 유망주로,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17회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닥 레드먼(미국)과 36홀까지 동점을 이뤘고, 연장 첫 홀인 37번째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으면서 아깝게 준우승했다. 닥 레드먼은 이번 마스터스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편 덕 김은 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마스터스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골프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3라운드 중간 성적인 6오버파보다 더 잘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았는데, 다소 긴장했고 경험도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는 "덕 김이 동반 플레이를 펼친 샌디 라일(60·스코틀랜드)이나 베른하르트 랑거(61·독일)를 언급할 때 꼭 '미스터'라는 호칭을 붙이며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냈다"고도 전했다.
덕 김이 1·2라운드에 함께 경기한 라일은 1988년 마스터스 챔피언이고, 3라운드에서 한 조였던 랑거 역시 1985년과 1993년 그린재킷을 입은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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