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리드와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 골프대회 3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달러) 우승컵에 도전장을 던진 패트릭 리드(28·미국)와 타이거 우즈(43·미국)가 파5 홀 공략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매년 4월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는 4개의 파5 홀이 있다.

별명 '핑크 독우드'로 불리는 마스터스 2번홀은 왼쪽으로 휘어진 홀로, 장타자라면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다. 단, 그린 쪽 벙커가 크고 깊어 정확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옐로 재스민' 8번홀에서 페어웨이 벙커를 피하려면 정교한 티샷이 요구된다. '아잴리아' 13번홀은 티 박스에서 그린까지 오거스타 골프장의 대표 꽃인 철쭉이 피어 있다.
그리고 올해 대회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다섯 번이나 공을 물에 빠트리면서 '옥튜플(octuple) 보기(+8)'를 적어낸 '파이어손' 15번홀이다.

대체로 이 4개 홀을 제대로 공략한 선수가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8일(한국시간)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 셋째 날. 패트릭 리드는 3라운드에서도 전략적으로 파5 홀을 공략했다. 그 결과 13번과 15번홀에서 2개의 이글, 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다른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추가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올해 마스터스 3라운드까지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작성한 리드는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로, 2라운드에 이어 이틀 연속 단독 선두에 올랐다.

패트릭 리드는 앞서 1, 2라운드 8개의 파5 홀에서 8개의 버디를 쓸어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날 3라운드까지 합치면 12개의 파5 홀에서만 이글 2개와 버디 9개를 잡아내 13타를 줄인 셈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승을 기록한 이후 약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리드는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타 뒤진 단독 2위에서 선두를 맹추격했다. 하지만 리드의 기세가 꺾일 분위기가 아니어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맞서게 될 두 선수의 불꽃 튀기는 접전이 예상된다.

전날 2라운드를 마친 뒤 "주말에 특별한 경기를 펼쳐 60대 중반 타수를 기록한다면 (선두권에 합류할지) 알 수 없다"며 남은 경기 선전을 다짐했던 타이거 우즈는 이날 1, 2라운드보다 좋은 기록을 냈으나 이븐파 72타에 그쳤다.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중간합계 4오버파 220타로, 이틀째 40위를 유지했다. 오히려 무빙 데이 3라운드에서 선두권 선수들이 한번에 많은 타수를 줄이면서 선두와는 전날 13타에서 18타 차이로 벌어졌다.

1라운드 4개의 파5 홀에서 버디를 하나도 낚지 못했던 우즈는 전반적인 경기에 대해서는 그럭저럭 만족해 했지만, "파5 홀에서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했다"며 "샷도 더 잘해야 했고, 더 잘 갖다 붙여야 했다"며 아쉬워한 바 있다.

전날 2라운드 13번홀에서 이번 대회 첫 파5 버디를 잡고 15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던 우즈는 이날은 오히려 파5 홀에서 타수를 까먹었다. 2번, 15번홀(이상 파5)에서 보기를 적었고, 8번홀(파5)에서만 버디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사흘간 우즈가 오거스타 내셔널 12개의 파5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선두를 달리는 리드와는 파5 홀에서만 12타 차이로 벌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우즈가 부상의 터널을 빠져 나와 마스터스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6개월 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는 2라운드를 마치고 "여기에 와서 이 코스에서 다시 경기할 기회를 가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그간 훈련한 것들이 성과를 내는 것 같다. 다리와 중심축을 강하게 유지하면서 허리를 보호하도록 해줬다"고 컷 통과에 의미 부여를 했다.

2015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17위에 올랐던 우즈는 그해 다른 메이저대회에선 모두 컷 탈락했고, 2016∼2017년은 부상에 시달리며 메이저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3년 만에 메이저대회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제82회 마스터스 그린재킷의 주인공 못지 않게, 우즈가 남은 최종 라운드에서 파5 홀들을 어떻게 공략할지, 이번 대회 첫 60대 타수를 기록할지, 순위를 끌어올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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