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의 마스터스 공식 연습라운드에 운집한 관중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을 이틀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엔 구름관중이 몰려들었다.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인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 관중의 뜨거운 열기와 환호가 향한 곳은, 바로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 그의 '영원한 라이벌' 필 미켈슨(48·미국)의 동반 연습라운드였다. 우즈는 전날 2일에는 프레드 커플스(미국),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와 함께 가벼운 연습 라운드를 시작했다.

전날에 이은 마스터스 공식 연습일 이틀째. 우즈와 미켈슨은 이번엔 경쟁자가 아니라 '한 팀'이 돼 커플스,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를 상대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점수를 기록하지 않는 연습 라운드였지만, 우즈가 뽑아낸 2개의 이글과 미켈슨이 잡아낸 5연속 버디를 앞세워 둘은 상대팀을 완벽히 제압했다"고 전했다. 또한 "두 선수가 함께 연습 라운드를 가진 것은 1998년 LA오픈 이후 무려 20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산전수전 겪은 '맞수' 우즈와 미켈슨은 연습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스윙의 교과서'로 불리는 베테랑 커플스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로이터통신은 과거 냉랭한 긴장감이 흘렀던 사이에서 따뜻함마저 감지됐다고 전했다.



타이거 우즈와 프레드 커플스, 필 미켈슨. ⓒAFPBBNews = News1


외신들에 따르면, 연습 라운드부터 오거스타 내셔널을 찾은 갤러리들은 우즈가 모습을 드러내자 열광하며 그를 쫓아다녔다. 수많은 관중이 겹겹이 둘러싼 탓에 우즈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지만, 팬들은 열심히 손을 높이 쳐들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골프황제의 모습을 담았다. AP통신은 "우즈가 도착하자 월요일의 함성이 (최종일인) 일요일 같았다"고 뜨거운 열기를 설명했다.

우즈는 마스터스의 상징과도 같은 스타다. 1997년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처음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을 시작으로 2001년, 2002년, 2005년까지 총 네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다. 가장 최근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으로 메이저 통산 14승을 기록 중이고, 가장 최근 PGA 투어 우승은 2013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다.

우즈는 2015년 이후 3년 만에 오거스타 무대를 밟는다. 지난 2년간 심각한 부상과 작년 허리 수술 등으로 복귀조차 불투명했던 우즈였지만, 최근 놀라운 속도로 기량을 되찾으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베팅업체 웨스트게이트에 따르면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에 걸린 배당률은 12-1로,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이상 배당률 10-1) 다음인 우승 후보 5위다.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나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매킬로이,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노리는 '젊은 3인방' 스피스, 토머스, 존 람(스페인)도 우즈보다 관심을 받진 못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5위 저스틴 로즈는 "타이거가 연습 레인지에 들어선 순간 관중이 그의 경기를 얼마나 열렬하게 다시 보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1개월 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특급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세 저스틴 토머스를 꺾고 우승, 2013년 7월 US오픈 이후 우승이 없던 미컬슨은 4년 8개월 만에 우승 갈증을 해소하고 투어 통산 43승째를 거뒀다. 2004년, 2006년, 2010년 그린재킷을 입었던 미켈슨은 개인 통산 4번째 마스터스 우승컵에 도전한다.

한편 전날 우즈와 동반 연습한 커플스는 "오늘 우즈의 플레이를 보니 허리 문제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공을 멀리 쳤고 아름다웠다"며 "10년 전에 함께 쳤을 때와 그리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토머스는 "그가 어디를 가든 엄청나게 시끄러웠다"며 "연습 라운드에서 이런 함성을 들을 수 있는 대회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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