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닐라 린드베리가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컵을 들고 캐디이자 약혼자인 다니엘 테일러와 입맞춤으로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93번째 대회에서, 그리고 8차례의 연장 홀을 더해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가 LPGA 투어 첫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재개된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 5일째 연장전. 이날 오전 네 번째 연장이자 이틀에 걸친 8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린드베리는 9.1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을 완성했다. 이를 지켜본 박인비가 시도한 3m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 47년 역사상 처음으로 1박 2일에 걸쳐 현지시간 월요일에 우승자를 결정했다. 72개 홀로 충분하지 않았고, 일요일에 진행된 4개의 연장 홀로도 모자랐다.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현지시각 월요일 아침 8시에 다니아 쇼어 코스로 돌아와 10번홀(파4)에서 플레이오프를 재개했다. 전날 저녁에 4차 연장 이후 어둠 때문에 더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날 오전에 치른 연장 첫 홀이자 5차 연장전에서 린드베리는 홀로부터 약 11m, 박인비는 7.6m 거리에서 모두 파를 만들었다.

그리고 17번(파3)로 이동해 치른 연장 6번째 홀에서 두 선수의 티샷이 좋지 않았다. 박인비는 벙커에 떨어졌고, 린드베리는 벙커 바로 뒤의 깊은 러프에 꽂혔다. 박인비는 벙커샷으로 공을 홀 4.5m에 보낸 뒤 파 퍼트에 먼저 성공하며 린드베리를 압박했다. 하지만 린드베리도 침착하게 3m 거리에서 파로 막아냈다.

연장 7번째 홀인 18번(파5)에서는 전략이 바뀌었다. 린드베리가 우드로 때린 두 번째 샷으로 2온에 성공해 이글 기회를 잡는 유리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21m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에 이어 약 2.1m 버디 퍼트마저 넣지 못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1972년 작성된 LPGA 투어 사상 플레이오프 최장 연장 기록인 10개 홀이 눈앞에 보이는 지경까지 온 셈이었다.

연장전은 다시 10번홀로 옮겨졌다. 그리고 앞서 놓친 우승 기회를 만회하려는 듯, 먼저 시도한 린드베리가 9m가 넘는 거리에서 때린 버디를 컵에 꽂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다소 유리해 보였던 박인비는 3m 버디를 반드시 넣어야 9차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지만, 공이 왼쪽으로 살짝 비켜가며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1986년생. 오는 7월 만 32세가 되는 린드베리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확정한 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순간이다"고 기뻐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메이저대회 우승을 목표를 했다는 린드베리는 그로부터 10년이 훨씬 지나 그것을 실현했다.

린드베리는 앞서 헬렌 알프레드슨(1993), 낸시 보언(1995), 모건 프레셀(2007), 스테이시 루이스(2011)에 이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일군 다섯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아울러 그는 알프레드슨과 안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승리한 세 번째 스웨덴 선수다.

린드베리는 이전에 LPGA 2부 투어(시메트라투어)나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등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내며 거액의 우승 상금 42만달러(약 4억4,000만원)를 받은 린드베리는 부모님, 그리고 캐디이자 약혼자인 다니엘 테일러와 함께 포피 폰드(Poppie's Pond) 입수 전통을 이었다. 린드베리와 테일러는 선수와 캐디로 만나 사랑에 빠진 커플로, 이번 우승에서 남자친구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날 박인비의 곁을 지킨 남편 남기협 씨도 과거 박인비의 캐디로 인연이 됐다. 지금은 스윙 코치로 박인비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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