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 인스퍼레이션에 출전한 박인비와 제니퍼 송.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18번홀(파5)에서 나란히 버디를 뽑아낸 '골프여제' 박인비(30)와 재미교포 제니퍼 송(29·한국이름 송민영),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가 ANA 인스퍼레이션 연장전에서 '호수의 여왕'을 가리게 됐다.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니아 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마지막 날. 셋은 시즌 첫 메이저 우승컵과 '포피 폰드 입수 특권'을 걸고 마지막 대결을 남겨뒀다.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린드베리에 4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16번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그리고 마지막 17번홀(파3)과 18번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내는 집중력으로 5언더파 67타를 만들어 연장에 합류했다.

역시 이날 5타를 줄인 제니퍼 송과 1타를 줄인 린드베리도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제니퍼 송과 린드베리는 아직 L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선수다.

1972년에 처음 시작돼 1983년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3명이 연장전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박인비는 2013년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메이저 3연승’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5년 만에 대회 패권 탈환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1승이자 LPGA 투어 통산 19승을 달성했다.

박인비의 퍼터가 뜨거워지면,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 전날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에서 25개로 막아내면서 공동 3위로 올라섰던 박인비는 "아쉬웠던 벙커샷과 퍼팅이 3라운드에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제니퍼 송은 이날 4라운드에서 23개로 막아낸 신들린 퍼트감을 앞세워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는 선전을 펼쳤다.

제니퍼 송은 아버지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대전)에서 자랐다. 아마추어 시절인 2009년 US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과 US여자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우승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 두 대회를 한 해에 동시에 제패한 역대 네 번째 선수로 이름을 높였다.

2011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제니퍼 송은 2010년에는 LPGA 2부 투어에서 2승을 기록하고 그해 신인상을 차지한 바 있다.

제니퍼 송은 지난해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8위를 기록, 이번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유일한 상위 10위에 입상했었다.

아직 프로 무대에서 우승 경험이 없는 린드베리는 이날 17번홀까지 보기 2개와 버디 2개를 바꾸었지만,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로 우승 기회를 이어갔다.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 1~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렸던 린드베리는 이번 대회에서 슬로 플레이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전날 에이미 올슨(미국)에 3타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무리했던 린드베리는 전날 LPGA와 인터뷰에서 "내일 나가서 지난 3일 동안 해왔던 것처럼 플레이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