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오픈서 3승째

버바 왓슨이 PGA 투어 제네시스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왼손잡이 장타자' 버바 왓슨(40·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총상금 720만달러) 우승을 확정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캐디와 포옹을 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 힘겨웠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왓슨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의 성적을 거두면서 공동 2위인 케빈 나,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6년 이 대회(당시 대회명 노던 트러스트 오픈)를 제패한 이후 오랜 우승 가뭄에 시달렸던 왓슨은 2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보며 PGA 투어 개인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지긋지긋했던 '아홉수 징크스'를 탈출한 셈이다.
아울러 2014년에도 리비에라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왓슨은 이 대회에서 3회 이상 우승한 다섯 번째 선수로, 아놀드 파머, 벤 호건(이상 3승), 로이드 맹그럼, 맥도널드 스미스(이상 4승) 전설들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한 왓슨은 2010년 트레블러스 챔피언십에서 비교적 늦은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과 2014년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잇달아 제패하며 그린재킷을 입은 그는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며 지난 2015년 2월 세계남자골프랭킹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썬 캡(바이저 스타일 모자)과 핑크색 샤프트가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PGA 투어에서 가장 멀리치는 왼손 골퍼다.

2007년 평균 드라이브 거리 315.2야드(약 288.2m)를 날려 처음 장타 부문 1위에 올랐고, 2008년과 2012년, 2014년 1위, 2009~2011년과 2015년은 2위, 2013년 5위, 2016년 4위를 기록하는 등 2년 전까진 언제나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이 부문 공동 20위(평균 305.8야드)로 밀리면서 성적도 저조했다.

2년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그는 지난 시즌에는 평범한 플레이로 전락하면서 페덱스컵 랭킹 75위에 머물렀고, 상금은 122만달러 밖에 벌지 못했다. 이번 시즌 초반도 40~70위를 오르내렸고, 컷 탈락도 한 번 있었다. 1주일 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5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 때문에 가장 최근 세계랭킹이 117위에 그쳤으나 이번 우승으로 40위 안팎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누구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던 왓슨은 "골프 코스가 강할수록, 샷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집중력이 커졌다"고 밝히며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괴짜 골퍼로도 유명한 왓슨은 벤 클레인, 리키 파울러, 헌터 마한 등으로 구성된 밴드 '골프 보이즈'의 멤버다. 또한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는 자신의 고향 연고지인 마이너리그 야구팀의 공동 구단주이기도 하다. 2015년 신시내티 레즈 산하 더블A 팀인 펜서콜라 블루 와후스의 지분을 샀다.

이번 대회 2라운드가 끝난 뒤 대회장에서 30㎞ 떨어진 로스앤젤레스 스태플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유명인 올스타 경기에 출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한 왓슨은 전날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면서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신예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에 1타 차 리드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왓슨은 거의 18홀 내내 추격자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캔틀레이, 케빈 나, 피나우, 그리고 스콧 스털링(미국) 등 홀마다 선두가 바뀌는 양상이 전개됐다.

그러나 메이저 챔피언은 강했다. 왓슨은 14번홀(파3)에서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 넣어 버디로 승기를 잡은 게 결정적이었다. 우승을 예감했는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후 17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며 가볍게 1타를 더 줄여 2타 차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2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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