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와이를 대혼란에 빠뜨린 미사일 발사 오(誤)경보에 놀란 탓일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한 한국 남자골퍼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세계랭킹 37위 김시우(22)는 이날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북핵 위기감이 고조된 미국 하와이에서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전 8시 7분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곧바로 미군과 하와이 주정부는 '미사일 공습은 없다'고 정정 발표를 했으나, 마침 지난달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피훈련까지 실시된 터라 주민과 관광객들이 공포와 불안에 떨며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경보를 받은 선수들 대부분은 비교적 일찍 거짓 경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안도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한참 동안 잘못된 경보를 인지하지 못했다.

오경보 소란 이후 다행히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계속된 3라운드 경기는 큰 지장 없이 마무리됐다.

김시우는 사흘째 경기에서 수십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바꾸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중간합계 2언더파 208타가 되면서 전날보다 두 계단 하락한 공동 65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선두와는 무려 14타로 벌어졌다.

10번홀에서 시작한 김시우는 11번홀(파3)에서 아이언 티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려 보기를 적은 데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첫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1타를 잃었다. 중간 성적 이븐파까지 떨어지면서 컷 통과자들 중 최하위권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1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해 약 14m 떨어진 곳에서 두 번의 퍼트로 홀아웃하면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냈다. 기분 좋게 후반으로 넘어온 김시우는 2번(파4)과 4번(파3), 6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면서 한때 40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승세는 다시 '파3' 홀에서 꺾였다. 7번홀에서 158야드를 때린 샷이 그린 우측 벙커로 향하면서 보기를 적어낸 김시우는 8번홀(파4)에서도 3퍼트 탓에 연속 보기를 범했다.

앞서 김시우는 2017-2018시즌 PGA 투어 6개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10월 새 시즌 처음 나선 CIMB 클래식에서는 나흘 동안 12오버파를 쳐 77위에 머물렀고, 한국에서 치러진 CJ컵에서는 공동 44위로 중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연이어 출격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서 다시 60위 밖(공동 69위)으로 밀려난 그는 작년 11월 OHL 클래식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로 단독 3위에 입상했다. 직후 나온 RSM 클래식에서 컷 탈락했고, 휴식기를 끝낸 뒤 올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에서는 단독 10위에 올랐다.

한편 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재미교포 제임스 한(37)이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 5언더파 65타를 쳤다. 전날보다 23계단 상승한 공동 14위(9언더파 201타)로 도약하며 최종 4라운드에서 톱10 입상을 기약했다.

PGA 투어 우승이 없는 세계랭킹 392위 톰 호지(28·미국)가 16언더파 194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고, 공동 2위 브라이언 하먼과 패튼 키자이어(이상 미국)이 1타 차로 호지를 뒤따랐다.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와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는 나란히 4타씩을 줄여 공동 9위, 공동 28위로 올라섰다. 이날 토머스는 미사일 알람을 직접 받지 못하고 전해 들었는데, 3∼4분 후에 뉴스를 통해 아무 일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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