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김효주(22), 전인지(23), 박성현(24) 등 관중 동원력이 뛰어난 스타급 선수들이 차례로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상당한 인기 하락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자 이런 걱정은 기우로 드러났다. 관객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입장객을 집계하지 않는 국외 개최 대회를 제외하면 모두 27만8,000여명이 대회를 찾았다. 여전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다.

이런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K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빚은 ‘1라운드 결과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는 선수들과 팬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가 취소된 것은, 그린과 그린 주변 지역(프린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생긴 논란 탓이었다. 일부 선수들이 프린지 지역을 그린으로 착각해 공을 집어 들었고 이는 골프 규칙 18-2를 위반해 1벌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 KLPGA 경기위원회는 '그린 구역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벌타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이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고 반발해 다음 날 2라운드 시작을 거부하면서 사태가 커졌고, KLPGA 투어는 1라운드 결과를 취소하고 대회를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해야 했다.
결국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이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최진하(59) KLPGA 경기위원장은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었다.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출전한 대회에서 벌어진 이 사태는 외국 주요 매체에 소개되는 바람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미국 골프닷컴은 지난달 21일(한국시간) 추수감사절을 맞아 '2017 골프 칠면조 시상식' 수상자들을 발표했는데,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주최측은 '관리태만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망신을 당했다.
미국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에 식탁에 오를 위기에 있는 칠면조를 사면해주듯, 골프 분야에서 수상한 일을 벌인 사람이나 단체에 상을 내린다는 의미다.

이 매체는 "만약 당신이 자신의 골프장에서 대회를 개최한다면, 잔디를 적절히 깎아놔야 한다. 그러나 한국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클럽의 누군가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선수들은 몇몇 홀에서 그린과 프린지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엉망인 코스 상태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볼 마킹을 부적절하게 하게 됐고, 벌타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이는 무효가 됐고, 다른 선수들의 반발을 사서 집단 기권 사태가 촉발됐다"며 당시 혼란스러웠던 대회 1라운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KLPGA는 "19일 서울 강남구 협회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2년 임기의 경기위원장에 최진하 전 경기위원장을 선임했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6월에 KLPGA 경기위원장에 처음 선임된 최진하 위원장은, 바로 10월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파행 운영에 따른 취소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2개월 만에 다시 선임한 게 적절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것.
아울러 KLPGA는 최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올해 말까지인 잔여 임기도 다 채우도록 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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