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향해 정조준하는 박성현.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승과 신인왕을 목표로 뛰겠습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했던 박성현(24)이 ‘LPGA 투어’라는 새로운 무대로 나가는 시점에서 새롭게 밝힌 목표였다. 2016시즌 국내 투어에서 7승을 올리며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휩쓸었던 박성현은 병행한 L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2017시즌 미국 출전권을 따냈었다.

올해 2월 하나금융과의 후원 계약 조인식에 참석했을 때에는 "올림픽이 4년 남았는데, 그 안에 세계랭킹 1위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미국 무대에 데뷔한 박성현은 자신이 언급했던 목표들을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모두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 미국의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US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한데 이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을 거두었으니 1년 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신인왕도 일찌감치 확정했다. 신인왕 포인트 1,483점으로, 2위 엔절 인(미국)을 크게 따돌리며 최고의 루키로 인정받았다.

3년 안에 이루겠다는 세계랭킹 1위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박성현은 5일 끝난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현재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이 중하위권으로 마무리하자, 일부 외신들은 박성현이 6일자 세계랭킹에서 1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경기를 마친 박성현에게는 이날 경기 내용보다는 세계랭킹 1위가 되는 소감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6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위가 될 수도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박성현은 "어리둥절하다. 이 대회에 집중하느라 현재 진행되는 LPGA 대회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나는 내가 나오지 않은 대회는 잘 확인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일 되어봐야 아는 것이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거듭된 채근에 박성현은 "스스로 세운 목표를 찬찬히 잘 이뤘다고 생각한다. ‘세계랭킹 1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아직은 세계 1위를 하기엔 부족하다"면서 몸을 낮췄다. "단지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성현은 "골프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얼마나 더 발전하느냐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단 2개 대회를 남긴 현재 216만1,005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1위에 올라 있다. 평균타수는 2위(69.169타)로, 선두인 렉시 톰슨(미국·69.147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유소연을 이어 2위다.

박성현은 "매 대회마다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특히 홀 하나하나마다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은 대회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타이틀을 염두에 두면 잘 안되더라. 결과는 제쳐놓고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로선 평균타수 1위도 좋지만, 세계랭킹 1위가 된다면 더 좋겠다"고 웃었다.

박성현이 LPGA 신인으로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다면,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를 잇는 ‘전설급 신인’이라 불릴 만하다. 로페스는 데뷔 첫해 9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까지 4대 타이틀을 모두 휩쓴 유일한 선수다.

이미 신인왕을 확정 지은 박성현은 "영어로 신인왕 수상 소감을 할 생각인데, 아직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생각한 건 많은데 다 표현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 말하다가 울 것 같다"고도 했다.

‘지금도 팔굽혀펴기를 하루에 500번씩 하는가’라는 질문에 박성현은 "이건 와전된 얘기"라고 말하며 웃었다. "20살 때 전지훈련에서 벌로 팔굽혀펴기를 500번했다는 말이 부풀려 진 것뿐이다. 이 질문이 나오면 꼭 해명하고 싶었다"면서 "하루에 50개 정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연속 이븐파 72타씩 친 박성현은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와서 너무 아쉽고 팬들에게 죄송했다. 특히 오늘은 좀 더 잘하고 싶었고, 잘 할 수 있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면서 "다음에 오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이날 오후 중국 하이난다오로 이동해 8일부터 열리는 LPGA 투어 블루베이 LPGA에 대비한 현지 적응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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