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사진=골프한국)과 박성현(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경기는 한국·미국·일본 3개국의 여자골프에서 현재 시즌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 한 조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늘(29)은 2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한 박성현(24)의 많은 팬을 보고 깜짝 놀랐다.

쌀쌀한 날씨, 평일에 치러진 1라운드인데도 이날 박성현 팬클럽 '남달라' 회원을 비롯한 100명 가까운 갤러리들이 따라다니며 열띤 응원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하늘은 "저는 이런 광경을 처음 봤다"며 "(전날 오전 일찍 치러진) 포토콜 때부터 많이 오셨다"고 전했다.

김하늘은 이날 경기하면서 박성현에게 ‘난 다 이해한다’고 말했다면서 자신도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기 때문에 ‘엄마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1라운드에서 세 선수는 모두 평소 실력보다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세계 여자골프 3대 투어를 제패하고 있는 한국 대표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이날 대회장을 찾은 많은 갤러리뿐만 아니라 선수들 자신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성현은 “대회 전에 3국 투어 상금 1위들이 동시에 참가한다는 기사를 보고 신기하고 자랑스러웠다”면서 “(김)하늘 언니가 말도 많이 걸어줘서 좋았다. (이)정은이는 작년에 라운드를 함께 했는데 그때보다 잘 치더라. 재미있는 라운드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하늘은 “제가 상금 1위 자격으로 함께 플레이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 또 저보다 어린 선수들과 한자리에 칠 수 있다는 것만도 좋았다”면서 “(박)성현이는 오랜만에 함께 했는데, 여전히 닥공 스타일이었고, (이)정은이는 요새 대세답게 나무랄 데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한국 선배님들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면서 “박성현 언니는 올해 처음으로 함께 했다. 나름 제 실력이 더 성장한 상태에서 성현 언니를 마주하면 어떨까 궁금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 “김하늘 언니와는 처음 경기했다. ‘더퀸즈’ 대회 때 함께 경기할 예정인데, 그 전에 함께해서 더 좋았다”고도 했다.

서로 다른 무대에서 각자 정상에 올라있지만 ‘서로를 보고 배우고 싶은 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하늘과 이정은은 '장타자' 박성현의 강력한 드라이버샷이 부럽다고 했다. 박성현은 홀마다 티샷을 다른 두 선수들보다 20∼30m는 멀리 보냈다.

김하늘은 "성현이는 공의 탄도가 정말 높더라. 코스가 딱딱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1번홀에서 성현이가 러프에서 쳤는데도 공이 바로 섰다. 저렇게 플레이하니까 이렇게 잘 치는구나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성현 언니 같은 경우엔 워낙 드라이브 탄도를 멀리 치는 스타일인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많이 보려고 한다. 전 다시 태어나도 저렇게까지 멀리는 못 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성현이 언니만큼 잘 치고 그 정도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 팬이 생기겠구나 생각했다"며 부러워했다.

KLPGA '대세'로 떠오른 이정은은 일정한 플레이와 퍼팅에서 부러움을 샀다. 박성현은 "정은이는 되게 일정해서 깜짝 놀랐어요. 전 저렇게 일정하게 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하늘의 플레이를 보면서는 박성현은 퍼팅을, 이정은은 어프로치샷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박성현은 “하늘 언니가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지만, 예전부터 퍼팅을 배우고 싶었다”고 했고, 이정은은 "저는 어프로치를 띄우는 샷을 많이 하는 편인데 하늘 언니는 굴리면서 잘 붙이시더라고요. 자주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에서 이정은은 1언더파(공동 26위), 박성현은 이븐파(공동 50위), 김하늘은 3오버파(공동 76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부터는 성적에 따라 조 편성이 변경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