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크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

김혜선2 프로.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2년 연속 시드를 걱정하던 ‘무명’ 김혜선(20)이 데뷔 동기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세’ 이정은(21)을 연장전 끝에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강풍으로 최종 3라운드 취소

29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핀크스 골프클럽(파72·6,489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6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는 강풍 때문에 취소됐다.

태풍 사올라의 영향으로 초속 12m의 강한 바람이 대회장을 강타하면서 경기에 차질이 빚어졌다. 8시 30분 첫 티오프가 예정돼 있었으나 1시간 지연된 9시 30분에 출발했다. 11시 47분께 모든 조가 출발을 마쳤지만, 거센 바람으로 플레이를 이어나가지 못한 선수들이 발생했다.

결국 대회조직위원회가 낮 12시 50분 경기를 공식 중단했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고민 끝에 오후 2시 5분경 최종 라운드 취소를 발표했다.

천재지변에 의해 대회를 마친 시점에서 동타로 우승자가 여러 명일 경우 플레이오프를 원칙으로 한다는 KLPGA 규정에 따라 전날 2라운드까지 36홀 합계 14언더파 130타의 성적을 거둔 공동 선두 이정은과 김혜선이 3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자를 결정하게 됐다.


절호의 기회 놓치지 않은 김혜선

김혜선의 첫 우승에는 행운의 여신도 함께했다. 강풍으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 김혜선은 2개홀 연속 보기로 2타를 잃었다. 반면 2번홀(파3)에서 탭인 버디를 잡아낸 이정은은 순식간에 3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3번홀 티샷에 앞서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가 결국 취소가 결정됐고, 김혜선은 멀어졌다가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번(파5)과 17번(파3)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둘은 18번홀(파4)에서 운명이 갈렸다.

플레이오프에서 흔들린 쪽은 오히려 이정은이었다. 게다가 18번홀에선 불운마저 겹쳤다. 티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궜지만, 깊은 디보트에 들어갔다. 두 번째 샷은 그린 바로 앞 개울로 향했고, 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마저 홀에서 8m 거리에 떨어졌다. 결국 더블보기를 적었다. 반면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 김혜선은 '투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파를 지켰다.


시드 걱정 날린 김혜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받은 김혜선은 올 시즌 앞서 벌어들인 9,768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우승 '한방'으로 받았다. 더욱이 2019년까지 시드를 확보하면서 2년간 시드 걱정을 날렸다. 상금순위도 23위(2억1,768만1,250원)로 껑충 뛰었다.

루키 시즌 때 상금순위 78위에 그쳐 ‘지옥의’ 시드전을 다시 치렀던 김혜선은 올해도 지난주까지 상금순위 56위에 그쳐 시드 확보가 아슬아슬한 처지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정상급 부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결국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정은, 대상에 이어 상금왕 확정

이정은은 비록 시즌 5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지난주 대상에 이어 상금왕을 확정했다. 단독 2위 상금 6,900만원을 보태면서 시즌 상금이 10억8,133만원으로 늘어났다. 7억7,640만원으로 상금랭킹 2위 김지현(26)이 남은 2개 대회를 모두 우승해도 이정은을 넘어설 수 없다.

상금 부문 3위는 7억3,635만원의 고진영, 4위 김해림(7억3,099만원), 5위 오지현(7억2,821만원)이다.

한편 작년 우승자 이승현(26)을 비롯해 부활을 알린 이정민(25), 2015년 신인왕 박지영(21)은 선두에 4타 차 공동 3위(10언더파 134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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