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도 "경주 형, 아이언샷 정말 대단해요"라며 화답

"마지막 홀에서 양용은 프로가 티샷을 엄청나게 쳤어요. 한 400야드는 친 것 같은데 전 그렇게 못 하죠."

'탱크' 최경주(47)가 옆에 앉은 양용은(45)을 바라보며 껄껄 웃었다.

21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1라운드는 최경주와 양용은의 동반 플레이가 가장 큰 화제였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둘이 국내 대회에서 같은 조 경기를 한 것은 2003년 SK텔레콤오픈 이후 14년 만이었다.

PGA 투어 대회를 통틀어서도 2012년 US오픈이 최근 사례였다.

경기에서는 양용은이 이븐파 72타, 최경주는 1오버파 73타를 기록해 모두 중위권 성적을 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지금까지 인천에서 열린 대회 가운데 가장 날씨가 좋았다"며 "그런데 제가 좀 피곤했는지 샷이 길었다가 짧았다가를 반복해서 아쉬운 1라운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용은 역시 "언더파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첫 라운드를 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라운드 도중 둘이 나눈 대화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최경주는 "다음 일정에 관해서도 얘기했고 양프로가 유럽 투어에서 활동할 때 '왜 런던에 베이스를 차리지 않았느냐'고도 물어봤다"고 답했다.

양용은은 자신이 답할 차례가 되자 "둘이 대화한 거니까, 최 프로님이 말씀하신 것과 똑같지 않겠느냐. 만일 다르다면 이상한 것"이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최경주는 양용은의 18번 홀(파5)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545야드인 이 홀에서 양용은은 티샷을 316야드 날렸고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앞 벙커까지 공을 보냈다.

"한 400야드는 날린 것 같다"고 웃은 최경주는 "그걸 보면서 '나는 저렇게 못 하니까 투온은 아예 포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양용은의 '파워'를 부러워했다.

60위권에 머문 최경주는 또 "양프로는 세계에서 고구마(유틸리티)를 가장 잘 다룬다"며 칭찬하며 "사실 오늘 캐디는 한국이 아예 처음이고, 나도 코스 파악이 잘 안 됐지만 오늘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2라운드 이후 반격을 다짐했다.

양용은은 "일단 제 스코어를 생각하느라 경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해야 다른 선수 점수도 보고 그럴 텐데 오늘은 첫날이라 제 리듬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답했다.

그는 "(최)경주 형은 파 5홀에서 레이업 한 상황에서 세 번째 샷을 가깝게 붙여서 버디로 연결하는 실력이 탁월하다"며 "핀 가까이 보내기 어려운 위치에서도 아이언 실력이 워낙 좋아서 가능한 장면이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양용은은 "아이언샷이 오늘 좋지 못했는데 좀 더 연습해서 남은 사흘간 더 좋은 샷을 구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경주, 양용은과 동반 플레이를 벌여 2언더파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형성(37)은 "오늘 두 분보다 더 잘 치는 것이 목표였다"며 "두 분이 국내에서 14년 만에 동반 라운드를 했다는데 거기에 들어가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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