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커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박성현(24)의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제72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는 한국 여자골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무대인 동시에 ‘세계 최강의 골프’라고 늘 자랑했던 미국에게는 굴욕의 자리였다.

우승자 박성현에 이어 단독 2위에는 아마추어 여고생 최혜진(18), 공동 3위에는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과 허미정(28)이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했다. 공동 5위에는 ‘국내파’ 이정은(21)이 중국의 펑샨샨, 스페인의 카를로타 시간다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공동 8위에는 김세영(24), 이미림(27), 양희영(28)이 이름을 올렸다.

즉, 공동 8위까지 상위 10명 중에 8명이 한국 국적의 선수였고, 미국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 가운데 한 곳인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최되었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전까지 했다.

올해 US여자오픈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한 미국 골프닷컴은 18일 "지난 10년간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7차례 우승했다. 특히 올해 대회에선 상위 4위까지 모두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반면 저조했던 미국 선수 중에서는 공동 11위 마리나 알렉스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고 비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미국 선수들 중 맏언니 격인 크리스티 커(40·미국)는 마지막 날 3타를 잃고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닷컴은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중요한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이유'를 커에게 물었고, 커는 처음에는 "한국 선수들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골프닷컴은 "정확히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28명, 미국 선수는 54명이었다"며 커에 대해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두 나라의 스포츠 유망주들이 어떤 종목에 끌리는지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골프닷컴은 "미국은 운동에 재능이 있는 소녀들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바라보거나 상금이 큰 테니스 쪽으로 진출한다. 또는 축구나 수구를 목표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커는 "한국에서는 골프 아니면 공부"라며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즉 골프닷컴과 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좋은 운동 신경을 가진 여자 선수들이 여러 종목을 선택할 선택지가 많지만, 한국에서는 골프에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어 골프닷컴이 '미국 골프가 US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희망'에 대해 묻자 커는 "내가 아이를 많이 낳아야겠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도 몇 차례 출전한 커는 2007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19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지난 2015년 8월에도 커의 발언은 논란이 됐다. 그는 한국 선수들을 가리켜 "하루에 10시간씩 훈련하는 기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여제’ 박인비(29)는 당시 다른 기자회견에서 "커가 한국 선수들을 기계에 비유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들(미국 선수들)은 더 좋은 기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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